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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열정의 상징 무좀, 이제는 끈기로 치유해야 할 때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발가락 무좀에 시달린 지 10년째인 한 환자가 나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무좀이 전염될 지 모른다며 가족들이 자기 근처에도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번이고 치료를 시도해 봤지만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객을 만나야 하는 직업 특성상 신발을 벗을 새가 없어 약을 바를 시간이 없다고 했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발에 땀이 많이 차다 보니 그의 무좀은 더 심해졌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시달리지만 가족들의 위로는 커녕 피해야 할 대상 1호로 된 현실이 사뭇 서운하단다.

본래 무좀은 운동선수에게 흔하다. 워낙 많아서 무좀을 영어로 운동선수의 발을 의미하는 ‘Athlete’s Foot’이라고 부른다. 운동선수는 통풍이 힘들고 열과 습기에 쌓여있는 신발을 항상 신고 있다. 당연히 발에도 땀 범벅이다. 그래서 무좀도 자주 걸린다는 분석도 나왔다.

사실 한국의 여름은 운동선수만큼이나 무좀이 기승하기 매우 좋은 환경이다. 요즘처럼 점점 더워지면 무좀이 활개치기 좋아진다. 오랜시간 구두·스타킹을 신고 일하는 사무직·판매직은 무좀에 광범위하게 노출됐을 수 있다.

무좀은 종류가 다양하다. 어떤 형태로 생기느냐에 따라 지간형·각화형·소수포형 무좀으로 나눈다.

지간형 무좀은 발가락 사이에 피부가 희게 짓무르고 갈라지거나 벗겨지는 증상을 보인다. 특히 습기가 많은 4번째와 5번째 발가락 사이에 생기기 쉽다.

각화형은 발바닥에 각질이 생기는 무좀으로 긁으면 하얀 인설이 떨어지는 형태다. 마지막으로 소수포형은 발바닥, 발 옆에 좁쌀만한 수포가 생기면서 심한 가려움을 유발한다. 각각의 증상들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으며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무좀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의지와 끈기다.

무좀 환자 대부분은 주기적으로 약을 발라줘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좀균은 여전히 살아있다. 활동을 중단하면서 증상만 사라졌을 뿐이다.

다시 고온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언제든지 활동을 재개한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무좀이 손·발톱으로 번지거나 2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분당 예미원 피부과 유종엽 원장

요즘엔 이러한 부담을 최소화 한 다양한 제형의 치료제가 많이 출시돼 있다. 잦은 치료가 번거로운 환자를 위해 1회 도포하는 약이 효과적이다. 피부 표면에 막을 형성해 30분 내에 각질층으로 무좀균을 억제하는 약 성분을 전달한다.

이 약은 72시간 동안 약효가 유지되며 그 후에도 13일간 지속적으로 성분을 각질층으로 전달해 무좀균을 사멸하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손이나 기타 신체 부위에 대한 2차 감염이 걱정되는 환자들을 고려해 도포 시 손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뿌리는 방식의 스프레이 치료제도 있다. 이렇듯 환자들은 자신의 선호에 따라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하여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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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예미원 피부과 유종엽 원장 기자 byjun3005@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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