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Shot] 베트남전 파병 50주년 전우 앞에 선 채명신 장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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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호 16면

5099.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한국군 숫자다. 박정희 정부는 50년 전인 1964년부터 8년간 총 31만여 명의 병력을 베트남전에 보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명분 이면에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눈물겨운 결단이 있었다.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제2묘역에는 베트남의 밀림 속에서 산화한 우리 젊은이들이 잠들어 있다.

죽어서도 절도 있게 좌우로 정렬한 영령들의 맨 앞엔 그들의 사령관이 있다. 지난해 11월 사망한 초대 주베트남 한국군 사령관 채명신 장군이다. 그는 생전에 ‘전우들 곁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현충원 높다란 곳의 장군묘역을 마다하고 사병들이 잠든 가장 낮은 곳에 묻히기를 원했다. 비석도 사병과 같은 크기다. 대열의 선두에 선 그의 작은 묘소는 어느 장군의 것보다 사령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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