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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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프랑스」에서는 대학의 졸업증을 「만다랑」이란 중국관리라는 뜻이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다.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어려운 시험이 중국의 과거였다. 우선 단시험부터가 까다로왔다.
현시ㆍ 부시ㆍ 원시등을 거쳐야 세시ㆍ과시를 받고, 그다음에 비로소 3년에 한번씩 있는 지방의 향시를 받을 자격을 얻는다.
여기에 합격되면 그 답안은 다시 중앙의 시험관 40명에 의한 재심사를 받는다. 이것도 통과되면 비로소 거인이 된다.
시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향시가 있은 다음해에는 전국의 거인들이 배경에 모여 회시를 본다.
이때에는 예전의 「재수생」 들, 7O세가 넘는 응시자들까지 섞여2만명에 이르기까지 했다.
여기에 합격한 3백명 가량은 다시 회시우시를 본다. 황제앞에서보는 전시를 위한 일종의 자격시험이다.
이런 몇백대1의 관문을 다 거쳐야 비로소 영광스런(?)관리자리를 얻어냈다.
「프랑스」에서의 대학의 관문도 이만큼이나 어렵다. 그래서 졸업증도『「만다랑」의단추』라 부르게 된 것이다.
「프랑스 에서는「바칼로레아」 (대학진학자격시험)을 통과해야 대학에 들어갈 수있다. 그러나 그 합격율은 평균 60%정도다.
이래서 「프랑스」에도 입시준비를 위한 사설학원이 번창하고 있다. 진학자격자는 해마다 6만명내외가 된다. 그중의 90%는 보통 대학에 진학한다.
나머지 10%는 다시 2년간의 입시준비과정을 거쳐서 고등사범과 「폴리테크닉」등 초특급대학에 응시하는 것이다.
단번에 합격하는 사람은 해마다 3,4명뿐이다. 한번 재수생의 합격율도 30~50%. 그러나 세번 연속 낙방이면 실격이된다.
「사르트르」도 한번 재수끝에 고등사범에 1등으로 합격했었다.
올해 전기 사립대학의 경쟁율은 작년보다 크게 높아진 모양이다. 과에 따라서는 47대1, 50대1에 까지 이르기도 했다.
정말 과거만큼이나 어려운 관문이다. 그러나 딱한 생각이 앞선다. 비교적 쉬울듯한 곳을 택하려는 「눈치작전」이 빗나간 결과같기만 하다.
아무리 시험지옥이라도 「프랑스」에서는 일류「코스」만 피하면 편하다. 또 꼭 대학에 들어가야만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수험준비의 압력에 못이겨 국민교생의 자살수가 늘어나며 있다는 서독에서도 마찬가지다.
인류학에 「통과의식」이란 말이있다. 「프랑스」의 「방ㆍ주네프」박사가 명명한 말이다. 미개사회에서 어른이 되기위하여 반드시 치러야하는 엄격한 의식이다. 「뿌리」에서「쿤타ㆍ킨테」가받은 의식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시지옥이「통과의식」 을 대신하며있다. 어느체육과가 50대1이나 된다는 현상을 달리 해석할 도리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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