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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아주대회의 교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8회 「방콕」 아주경기대회 (12월9∼20일)에서 당초의 목표대로 남북대결에서 승리하고 종합순위 3위를 획득한 한국 선수단이 21일 개선했다. 「스포츠」의 남북대결은 74년 제7회 「테헤란」 아주대회 이래 지적돼 그때는 금「메달」 16개를 획득한 한국이 금「메달」 15개인 북괴를 1개 차이로 눌렀으나 이번에는 금 18개를 차지해 금 15개인 북괴를 3개 차로 제압했다.
또 텃세가 심한 주최국 태국보다는 금을 7개나 더 따 「스포츠」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선양했다.
한국이 획득한 「메달」의 내용을 봐도 17개 종목 중 「배드민턴」만이 「노·메달」이고, 나머지 출전 17개 종목에 걸쳐 금 이외에도 은과 동을 북괴보다 양산하여 각 종목의 고른 분포와 「스포츠」 인구의 저변이 넓어졌음을 보여 주었다.
특히 남북이 직접 대결하여 한국이 승리한 종목 중에는 많은 선수와 관중들이 참여한 여자 배구와 남자 농구 등이 들어 있었음이 인상적이다. 이들의 「메달」은 단 1개씩에 지나지 않으나 그 가치는 한 선수가 몇 개씩 차지하는 육상·수영·사격 등의 기본종목보다는 더 크다 하겠다.
남북 대결에서는 대회 중반까지 호전적인 북괴 선수단의 세련되지 못한 점으로 남자 농구에서 퇴장 등의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으나 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한 축구의 결승전서는 남·북한 선수들이 악수를 나누며 기념촬영을 하는 등 같은 민족으로서의 우애를 보여 주었다.
이 점은 작은 일에도 싸움질만 한다는 외국 선수단의 「한국관」은 크게 바꾸게한 기쁜 「해프닝」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같이 한국 선수단은 당초의 목표대로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문제점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아주대회 뿐만 아니라 「올림픽」 등 국제적인 종합대회에는 육상·수영·사격·체조·역도 등의 기본종목이 「메달·박스」다.
이번 대회만 해도 육상에 39개, 수영 34개, 사격 22개, 체조 14개, 역도 10개 등 모두 1백1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 중 사격에서 1개, 역도에서 1개 등 기껏 2개의 금「메달」을 땄을 뿐 전멸하다시피 했다.
북괴가 육상에서 2개, 사격에서 6개, 체조와 역도에서 각 3개 등 모두 14개를 따 14-2의 우세를 보인 것은 물론 일본·중공이 이들 종목에서 금을 무더기로 따 1, 2위를 한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한국이 앞으로도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남북대결을 계속하는 마당에 이러한 기본종목들에 대한 특별한 육성책이 없다면 한국 「스포츠」의 장래는 그다지 밝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이점, 김택수 대한체육회 회장의 말과 같이 국민학교 교과과정에서부터 이들 종목을 넣어 「스포츠」 인구의 저변확대를 통해 체계적인 육성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남북의 「스포츠」 외교에서 다시 한번 한국이 고배를 마시는 아쉬움을 남겼다.
중공을 업은 북괴는 4년 전에 한국을 대신해 「아시아」 경기연맹(AGF)의 집행 국이 되더니 이번에도 다시 집행 국으로 선출됐다.
종목별로도 축구의 「아시아」연맹 부회장에 한국이 낙선되고 북괴가 당선됐다. 역도에서는 남북이 함께 부회장에 선출됐지만, 대체적인 추세는 한국의 열세임을 숨길 수 없게 됐다.
그것은 중공 「붐」을 탄 북괴의 강력한 도전의 결과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 측의 과오가 없지도 않다.
이제까지 이 「스포츠」 외교를 전담한 대한체육회는 AGF에 대해서 적극적이 아니었으며 「아시아」 연맹의 각 종목에 대해서도 산하단체의 비조직적인 「어프로치」로만 일관해 왔었다.
앞으로는 단일종목의 경우 대한체육회의 인력·재원 등 적극지원이 있어야겠으며, 더 나아가서는 정부차원의 입장에서 뒷받침 해주는 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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