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에 10년만의 폭설|34개 도로 두절·61개교 휴교·어선5천척 묶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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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영동지방에 쏟아지고 있는 폭설은 20일 상오11시 현재 강릉93㎝, 양양85㎝, 설악산 85㎝, 속초 82.5㎝ , 고성 58㎝ , 대관령 55㎝. 진부령 36㎝, 한준령 30㎝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22일에 약간 풀려>
이 폭설로 대관령 영동고속도로를 제외한 영동·영서를 연결하는 국도등 34개 도로가 두절되고 7개 지역의 행정전화가 끊겼으며 각 항구의 포구에는 5천여척의 어선들이 3일째 발이 묶여있다.
이 눈으로 강릉교육청관내 61개 초·중학교가 무기한 휴교에 들어갔고 강릉지방 6개 고등학교는 20일 상오9시부터 실시할 예정이던 연합선발고사를 응시학생 56명이 결시한 가운데 1시간45분 늦은 10시45분부터 시험에 들어갔다.
이번 눈은 1923년2월27일의 1백30.2㎝(강릉)를 최고로 69년2월21일 하룻동안 1백23.8㎝가 쏟아진 이래 10년만의 폭설이다. 69년 당시 설악산에서 훈련중이던 한국산악회원 10명이 조난당했었다.
이 눈으로 강릉∼명주간의 2백개 산간마을 주민8백여 가구와 속초·고성·양양지방 일부주민이 외부와 연락이 끊긴채 고립됐다.
강릉측후소는 해안지방에 눈이 많이 내린것은 해상의 따뜻한 기류가 북동풍을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태백산맥에 부딪쳐 상승, 고공의 찬 기온에 응고되는「퓐」현상때문이라고 밝혔다.
속초시서학동등 일부지역은 19일 한밤중에 정전까지 되어 암흑을 이룬가운데 연안에 밀어닥친 높이 3∼4m의 격랑으로 해안저지대 어민들은 어선피해를 막기 위해 밤중에 어선을 육지로 끌어올리는 소동을 빚었고 속초와 거진등의 판자촌주민들은 밤새워 지붕위의 눈을 치우느라 진땀을 뺐다.
예년보다 늦게 시작된 한파는 영동에 폭설을 내리면서 3일째 기승을 부려 20일 아침에는 19일보다 2도 가량 기온을 떨어뜨려 청주의 영하11도를 최저로 제주를 제외, 전국이 영하권으로 올들어 가장 추운날씨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은 영하9도2분으로 19일보다 0.4도가 더 내려가 예년보다 2도3분이 낮았고 전주 영하9도5분, 광주 영하5도3분, 대구 영하5도, 부산 영하3도등 예년보다 2∼3도 가량 낮았다.
전방고지인 화악산은 영하20 도, 백암산 영하17도, 대성산 영하18도, 북한지방의 혜산진 영하32도, 중강진 영하30도, 평양 영하14도, 신의주 영하15도의 혹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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