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섹스수다 한번 떨어봅시다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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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출간된 『즐거운 딸들』은 섹스를 은밀한 것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 자체가 얼마나 가식적인가를 일러준다. 이 책의 공동 필자 중 한 명인 이연희씨(인터넷상에서 그녀는 팍시로 통한다)는 서문에서 “섹스에는 지구상의 인구만큼이나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몸이 가장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 상대방의 어떠한 배려가 필요한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즐거운 딸들』은 도덕주의에 사로잡혀, 혹은 사회적 평가(?)가 두려워 단 한 차례도 자신의 몸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많은 여성들에게 하나의 해방구를 제공해 주고 있다.

자기몸을 사랑할줄 알아야 섹스가 즐겁다

아직까지 자신의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여자들이 많다. 성적 존재로 자신을 인식하고 싶다면 우선 그곳부터 들여다보아야 한다. 성기의 생김새를 알게 되면 어떤 점이 달라질까. ‘자기 몸을 사랑할 줄 알아야 섹스가 즐거워진다’고 생각하는, 『즐거운 딸들』 속의 팍시는 이렇게 얘기한다.

「들여다보기 전에는 부끄러워서 섹스 중에도 그 부위가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자세는 피했었어. 불도 꼭 끄고 했고, 남자가 오럴을 해 준다고 해도 내 쪽에서 싫다고 했지. 근데 보고, 인정하고 나니까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섹스도 가능해지더라. 남자한테 오럴도 하게 했고, 아무튼 더 이상 성기를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섹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 제일 큰 소득이었어.」

하지만 그곳을 들여다보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려운 결심’을 한 후에는 적지 않은 쇼크가 기다릴지도 모른다. ‘왜 내 성기는 이렇게도 못났을까….’ 하지만 성기의 생김새에 대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생물책에서 봤던 균형감 있고 아기자기한 성기와 자신의 그것을 비교할 필요도 없다. 주름이 많고, 진한 갈색이나 시꺼먼 색에 가까운 성기. 게다가 좌우 음순의 크기가 다르거나 좀 늘어진 것 같다고 하더라도, 이 못생긴 겉모양에 집착하지 말자.

특히 소음순은 여성의 외음부 중에서 가장 개성이 강한 부위다. 사람마다 크기, 색깔, 모양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소음순의 양쪽 크기가 짝짝이거나, 대음순 밖으로 길게 늘어져 있거나, 아치형으로 생겼거나, 색깔이 아주 까맣거나, 혹은 얇은 실 같은 주름이 많아도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소음순은 이렇게, 혹은 저렇게 생겼다’는 정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의 성기에 익숙해지도록 애써보자. 못생긴 것도 자꾸 보면 정이 들게기 마련이다. 거울에 비쳐지는 자신의 성기를 찬찬히 들여다보자. 흥분했을 때, 액이 나왔을 때, 아무렇지도 않을 때, 수축할 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나만의 물건을 과학자가 된 호기심으로 한번쯤 제대로 보다 보면, 친근함과 자랑스러움을 문득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혼자할 줄 알아야 진짜 섹스 만날 수 있다

“여성이 자위로 오르가슴에 도달할 줄 알아야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이것이 팍시가 가장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대목이다. 팍시는 스스로 자신을 ‘자위 전도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위가 여성들의 성적 수치심과 금기의 아킬레스건인 것만은 분명하다. ‘나는 자위에 대해서 개방적이다’고 말하는 여성은 극히 드물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수치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오르가슴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위에 대한 이런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성기는 절대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음란한 여자로 찍히지 않기 위해서는 자위 같은 것은 애당초 멀리 해야 했다. 설사 하더라도 그것은 절대 떳떳한 일이 아니라, 혼자만의 비밀로 남아 있어야 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여성은 자위 콤플렉스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여성 스스로가 어떻게 쾌감을 느끼는지를 자위를 통해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파트너와의 섹스도 만족스러워진다. 자위란 별게 아니다. 자기 몸을 놀리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혼연일체가 되어 만나는 오르가슴은 그 자체가 완벽한 스포츠이자, 한 편의 예술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교감의 결정판으로서의 섹스에 대한 환상은 실생활로 들어오면 여지없이 깨지게 된다. 우리의 성생활은 복잡하고 고단한 일상과 직결되어 있어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도 섹스를 하게 되고, 열 번에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섹스는 그저 귀찮은 의무 중 하나가 되어버린다.

오르가슴을 매번 느낄 필요는 없지만, 단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자위가 그것을 도와줄 수 있다. 자위할 때는 100%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 그 오르가슴에 몸이 익숙해지면, 자연히 파트너와의 섹스 중에도 그걸 느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팍시의 확고한 생각이다.

「난 그걸 얘기하고 싶은 거야. 여자들이 자위할 때는 거의 매번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섹스에서는 그렇지 못한 이유가 뭘까? 자위와 섹스의 거리를 좀 좁혀 보자. 그게 내가 말하고 싶은 거야.」

그렇다면 어떻게 자기 몸을 자유자재로 놀릴 수 있을까. 자위를 통해 어떻게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을까.
자위도 섹스의 한 가지이기 때문에 행위에 대한 집중력과 몰입 없이는 원하는 바를 얻기 어렵다. 자위를 통한 오르가슴을 맛보기 위해서는 죄책감이나 수치심 같은 잡념들을 떨쳐버리는 것이 선결 과제다.

어떤 방법으로 자위를 해야 가장 강력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날의 필과 느낌에 따라서, 다음의 자위 방법을 선택해보자.


판타지 제일주의 형

성적 판타지를 떠올리면서 자위를 즐기는 유형. 이때 판타지는 자위에 몰두하도록 이끄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 유형을 좋아하는 타입들은 자신의 손만을 자위 도구로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 클리토리스를 손으로 자극하는 방법은 준비물이 따로 필요 없기 때문에 처음 자위를 시도하는 초보자들이 해볼 만하다. 그러나 손을 통한 자극 방법은 육체적인 피로가 따른다는 약점이 있다. 그래서 멀티 오르가슴(한 번 행위에서 여러 번의 절정을 느끼게 되는 것)에 도달하기는 힘들다.

도구 예찬형

오이의 까슬까슬한 부분을 깎아내서 클리토리스는 자극하고 질에 삽입해보거나, 진동 마사지기로 음부를 자극해보거나, 심지어는 빨래집게로 유두와 클리토리스에 고통을 줘서 쾌감을 느끼는 여성도 있다. 자위 숙달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라이브 쇼형

파트너 앞에서 자위할 때 더 흥분하는 유형. 처음에는 시도하기가 어렵지만, 파트너 앞에서 자위를 하다 보면 서로 상대의 성감대를 파악하고 애무의 힌트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잡생각이 많아서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어려운 여성은 파트너를 앞에 두고 자신이 자위를 하거나 파트너가 자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순식간에 흥분된다고.

전희 중심형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질에 힘을 주었다 뺐다 반복하면서 흥분을 느끼고, 간간이 주위의 눈치를 보면서 치마 위로 클리토리스 윗부분을 마사지 해주는… 이런 자위를 즐기는 여성도 있다. 남몰래 하는 은밀한 장난이 주는 스릴감을 좋아하는 타입이라면 이 방법을 택해보자.

기획 : 문용준(여성중앙) | patzzi 노영선
기사제공 : 팟찌닷컴 (http://www.patz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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