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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제품 '고용량 전지' 韓-日, 시장 선점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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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차세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고용량 2차전지를 놓고 한.일 업체들이 치열한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분야가 향후 2차전지 시장의 전체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략제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이 분야의 우위를 토대로 전체 2차전지 시장에서도 일본을 앞지른다는 전략을 세우고 전력투구 하고 있다.

2차전지는 휴대전화.캠코더.노트북PC 등 각종 모바일 제품과 정보기기 등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전원 공급용 핵심 부품. 이중 고용량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배터리 사용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전원 소모량이 많은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고용량 전지는 한국이 주도권=LG화학은 지난 7일 세계 최대 용량인 2천4백mAh급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의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한번 충전으로 약 4시간 정도 쓸 수 있는 기존의 최대 용량 제품(2천2백mAh)보다 20~30분 더 사용할 수 있다. LG화학 측은 미국 컴퓨터 메이커인 애플로부터 품질 승인을 받아 이달부터 신규 모델용으로 납품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부터 20만셀 정도 양산할 계획"이라며 "현재 HP컴팩과 LG전자에서도 납품 테스트를 받고 있어 양산량은 최대 1백만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SDI도 지난 2월 2천4백mAh 리튬이온 전지 제품을 개발했으며 지난달 28일부터 소규모 생산에 들어갔다. SDI는 또 리튬이온.리튬폴리머 전지보다 3~5배 이상 용량이 큰 리튬설퍼 전지 개발을 위해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의 폴리플러스사의 지분을 인수했다.

일본 업체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산요와 소니도 이른 시일 내에 2천4백mAh용량의 리튬이온 전지를 출시할 계획이다. 휴대전화용으로 쓰이는 각형 리튬이온 전지 분야에선 일본 업체들이 한발 앞서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께 5㎜ 제품의 경우 산요.히타치 등이 올해 안으로 현재 최대인 9백mAh 제품보다 용량이 더 큰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산 경쟁도 치열=삼성SDI는 지난달 1천80억원을 들여 2차전지 제2공장을 준공해 월 1천4백10만개의 양산 체제를 갖췄다. 삼성SDI는 2005년까지 모두 4천5백억원을 투입, 연간 2억1천만개의 양산능력을 갖춰 세계 2위의 메이커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 충북공장에 1천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현재 5개에서 9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생산 규모를 내년까지 7백만셀, 2005년까지 1천5백만셀로 늘릴 방침이다. SKC도 내년 상반기부터 월 1백만개 이상의 2차전지를 생산할 방침이다.

일본 산요의 경우 지난해 GS-멜코택을 인수 하는 등 덩치 키우기를 통해 국내 업체를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소니 역시 상반기 중 원통형 리튬이온 전지의 라인을 한개 더 늘릴 계획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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