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현대"와 "원시가" 공존…아주의 부국「가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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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아비장」에서「에어·아프리크」편으로「가봉」상공에 들어갈 때 창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땅이 온통「정글」이라는 인상을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프랑스」식민지였던 적도「아프리카」국가들 중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봉」은 전 국토의 85%가 열대의 수목과 높이 얽히고 독충이 득실대는 밀림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이 끝없이 펼쳐진「정글」사이를 뚫고 뻗어있는 수많은 포장 또는 비포장 도로가 일취월장하는 이 나라의 변모를 입증하고 있다. 이것은 또 잠재적으로「가봉」이「아프리카」에서는 가장 부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게 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석유 풍부…연소득 천9백불>
1960년「가봉」이「프랑스」의 정치적 굴레에서 벗어난 직후 이 밀림 속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망간」은 물론이고 철광석·「우라늄」 및 금의 매장량도 풍부하고 고온 다습한 열대성 기후 때문에 합판 원료로는 최고의 품질로 치는「오쿠메」(okune)나무가 밀림 속에 얼마든지 자라고 있어 문자 그대로 자원의 보고로서「베일」을 벗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자원의 개발이 급격한 진척을 보고 있다. 이 나라 수도「리브레빌」항구를 공중에서 내려다보면 저 멀리 남쪽「포르장틸」해변 회색 빛 대서양 물결 가운데 「오린지」빛 불꽃을 뿜어내는 유전이 이 나라 새로운 부의 증거를 과시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가봉」수출의 대종을 이뤘던 목재가 뒤로 밀리고 광물자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래서 GNP 1백60억「달러」(77년)의 30%가 광업, 22%가 무역·「서비스」18%가 농업, 14%가 합판을 비롯한 제조업과 건설이 점하고 있으며 한사람 연간 소득이 1천8백로「달러」 (77년)라는「아프리카」최고의 소득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문맹율 퇴치가 과제>
그러나 세계 개발 도상국가들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가봉」의 부가 안고있는 고민 중에 하나는 균등한 분배 문제다.
도시에 고층「빌딩」이 즐비한가 하면 지방에는 원시적인 토막과 판자 집이 여전하고 서구식「슈퍼마킷」과 원주민의 노천시장, 「프랑스」제 고급 승용차와 통나무「커누」가 공존한다.
70%에 이르는 문맹율과 39세에 그치고 있는 평균 수명 및 8.3%의 유아 사망율도 해결해야할 숙제다. 「가봉」정부는 GNP의 4%이상을 교육에 투입하고 있고 모든 의료기관을 무료로 했으며 불량주택 개량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여 국민들의 생활환경 개선과 후생 복지의 강화에 힘쓰고 있다.
「가봉」이 새로운 광물자원의 보고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식민 종주국이었던「프랑스」는 독립 이전 보다 경제적인 관여도를 높였다. 1974년2월「프랑스」와「가봉」은 개정된 경제협력 협정에 서명했고「프랑스」인들은「가봉」의 산업과 학교·은행·상점 및 모든 업무에 고문으로 종사하고 있다. 대통령 보좌관들 가운데 수명은「프랑스」인이다.

<예산 15%이상 교육에 투자>
「알베르·베르나르·봉고」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미국·영국·서독 등과의 동상 확대를 모색하고「루마니아」·소련 및 중공과 국교를 수립하는 것도「프랑스」의 경제적 영향력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간주되나 아직은 두 나라 관계가 소속해졌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모든「아프리카」신생 독립국들이 갖는 일반적인 고민이기도 하다.
「가봉」정부가 열을 올리고 있는 모든 경영과 관리의「가봉화」(Gabonization)를 위해 75년이래 국가 예산의 l5% 이상이 교육 사업에 투자되고 있다. 6세부터 l6세까지의 모든 어린이들은 의무 교육을 받아야 하고 성인도 거의 80%가 학교에 적을 두고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 교육기관이 수력하고 있는 것은 기술 교육이다. 「가봉」국민과 정부의 자주 자립을 향한 이같은 노력은 전체「아프리카」국가들의 민족주의가 지향하는 의지요, 행동철학이 되어 확산되고 심화되고 있다. <리브레빌(가봉)=노계원·이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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