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혁신대학도 생기면 좋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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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과잉’을 넘어 ‘미친’ 경쟁 체제에 빠진 우리 교육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자가 11일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마지막 강의를 했다. 교육감에 당선되며 교수(사회학)직을 그만둔 조 당선자를 위해 이 대학 사회과학부가 마련한 자리다. 조 당선자는 “지금의 교육제도 아래선 승자와 패자 모두가 불행하다”며 “비정상적 교육을 바로잡기 위해 비판적 사회학자의 길을 접고 교육정책가의 길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교육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지나친 경쟁 위주의 입시제도를 꼽았다. 대입 제도 개선이 교육감의 권한은 아니지만 초·중등 교육을 왜곡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에 개선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난달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모여 대학입시 체제를 바꾸겠다는 공동공약을 발표했다”며 “교육감들의 의견을 정부에 제안하고 궁극적으로 잘못된 입시제도와 왜곡된 학벌체제를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보교육감 후보들의 핵심 공약인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사회적 민주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는 “1987년 이후 현재까지 민주주의라는 그릇을 빚는 정치적 민주화의 과정이었다면 앞으론 그릇의 내용을 채우는 사회적 민주화가 필요하다”며 “혁신학교는 민주주의의 전 원리를 사회 전체로 확대하는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학교의 의미에 대해선 “위계적인 교장·교사 관계를 수평적인 구조로 바꾸고 학생들에겐 자율성을 통해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학교의 창의성과 자율성이 이어지는 혁신대학도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조 당선자는 “학생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교육환경부터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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