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특보 신설 … 노사 간 윤활유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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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김기현(55·새누리당·사진) 울산시장 당선자는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자마자 보좌관에게 한 가지 숙제를 냈다. 현재 울산시장의 관용차인 에쿠스(3778㏄)를 승합차로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것이다.

 김 당선자는 “대형 승용차는 권위적이고 현장을 다니는 데도 불편하다. 승합차는 사람도 많이 탈 수 있고 이동하면서 업무를 보기에도 공간이 넉넉하다”고 말했다.

 캠프 해단식이 열린 지난 7일 김 당선자는 울산시 남구 삼산동 선거사무실에서 있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무원 중심의 시정에서 벗어나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관용차 교체도 실용적인 시책을 펼치겠다는 뜻이라고 김 당선자는 설명했다.

 김 당선자는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서 30만6311표를 얻어 득표율 65.42%로 승리했다. 역대 울산시장 득표율 중 가장 높다. 김 당선자는 “높은 득표율 때문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득표율이 조금 낮았다면 열심히 일하면서 지지를 끌어올릴 수 있을 텐데, 처음부터 최고점에서 시작한 탓에 칭찬 듣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를 끝으로 휴대전화를 끄고 11일까지 ‘잠적’한다.

 -할 일이 많을 텐데 왜 잠적하나.

 “지금 머릿속에는 울산시의 정책과 인사 등 다양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다. 이 부분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선거운동 기간 ‘무엇을 할 것인가’를 알려왔다면 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할 시점이다. 외부활동을 하면서 깊은 생각을 하기 힘들다.”

 -‘노동특보’ 신설을 공약했다.

 “노사 간 윤활유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노사 분쟁은 당사자 간 해결이 원칙이지만, 해결 과정에서 시가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시에 ‘노·사·민정위원회’가 있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노동특보는 노사 대립이 생기기에 앞서 노사 간 다리 역할을 맡는다. 현재 중앙의 ‘노사정위원회’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박맹우 전 시장은 ‘태화강 살리기’가 대표작이다. 정책 지향점이 있나.

 “박 전 시장의 재임기간에는 환경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때다. 새 일자리와 새 산업을 육성할 단계다. 기존의 대기업 생산공장에만 의존해서는 다가올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 ‘창조도시 울산’이 지향점이다.”

 -시의원을 모두 새누리당이 차지해 견제 세력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같은 당이라고 해서 감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이기 때문에 의회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방의회의 기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고 시민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펼치겠다.”

 -국회의원 출신으로 장점은.

 “지금까지 울산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따로 놀았다. 시에서 국비를 끌어와 사업을 진행하려면 지역 의원들의 협조가 절대적이지만 그동안 서로 협력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국회의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어 지역 의원과 울산시 간의 공조체계도 강화될 것이다.”

  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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