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조원 투자 … 베트남 가전공장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삼성전자가 베트남 남부 호찌민 지역에 최대 10억 달러(약 1조220억원)를 투자해 대규모 가전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베트남 현지 언론 등은 호찌민시 인민위원회가 최근 삼성전자가 호찌민 동부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에 추진하는 가전공장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새로 건설하는 공장의 규모는 70만㎡(약 211만 평)로 삼성은 이곳에서 에어컨과 TV,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축구장 약 100개를 합쳐 놓은 크기로, 국내 광주 사업장(69만㎡)보다 크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지역에 연간 휴대전화 1억20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 중이다. 또 올 3월에는 20억 달러(약 2조1500억원)를 들여 인접 지역에 같은 규모로 초대형 공장을 완공해 올해까지 현지인 4만 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베트남 정부는 SHTP 삼성전자 공장에 6년간 법인세를 면제한 다음 4년간 세율 5%를 적용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수출실적 240억 달러(약 24조4000억원)를 기록해 베트남 전체 수출 중 18%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삼성은 광주·구미 등 국내에 있는 가전 생산시설을 베트남이나 중국 등 해외로 이전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에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동남아·인도·러시아 등 신흥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수요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국내 생산시설 이전과는 다른 문제”라며 “광주 공장에선 지금도 여름철을 맞아 수요가 많은 에어컨·냉장고 생산시설을 100%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광주에서 냉장고와 에어컨, 그리고 냉장고와 에어컨의 핵심 부품인 압축기를 생산하고 있다. 냉장고의 경우 700만원대 ‘셰프 컬렉션’ 냉장고 생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