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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의 친절…소련인들 한국에 큰관심"|소세계여자배구 다녀온 한국「팀」|가져간 배지 삽시간에 동나|한국도 힘의배구 할때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제8회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8월25∼9월6일·소련「레닌그라드」)에 참가한뒤 8일 동경 「나리타」(성전)공항에 도착한 한국선수단은 『북괴는 「엔트리」까지내고 대회직전 포기한 반면 한국은 예선서 소련을 격파하는등 공산종주국에 한국의 「이미지」를 깊이 심었다』고 말했다.
이창호감독은 대회기간동안의 소감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기면에 있어 이제까지 힘만의 배구를 하던「쿠바」·소련·미국이 기술의 배구까지 하게됐다.
그러므로 한국배구도 장신화는 물론 「파워」의 양성이 시급함을 절감했다.
세계배구는 높이의 배구·힘의 배구·기술의 배구로 구분되는데 한국의 기술의 배구는 이제 한계에 온듯하다.
특히 미국은 A「퀵」 B「퀵」등 일본과 한국의 전유물인 세부적인 기술까지 모두 습득하고있어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두려운 존재가 됐다. 또한 장신 중공의 천안문 「블로킹」(「마운틴·블로킹」=최장신자를 가운데두고 그와 엇비슷한 선수를 좌우로하여 공격을 막는 수비)을 막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동공격을 익혀야겠다.
한편 일본에 패한것은 한국선수들이 국제경기경험이 부족하여 「핀치」에서 약한데다 소련을 이긴후 너무 승부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한국선수들은 연습땐 잘하다가도 막상 경기땐 모든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심판판정은 결코 한국에 유리하지 못해 준결승「리그」때 소련과의 대전에선「네트·터치」가 두려워 「네트」근처에도 못갈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편 안종렬단장은 「레닌그라드」의 인상이「프랑스」의 문호「앙드레·지드」가 일찌기 소련기행기에서 말했듯 「물과 철과 돌」의 도시로서 크고 작은 강이 3백65개나 있고 「레닌그라드·호텔」앞에는 「메바」강이 흐르고 2차 대전때의 순양함인 「오로라」호를 관광선으로 이용하는등「레닌그라드」시는 고색이 창연한 아름다운 도시였다.
입국할때 절차는 아주 간략했으며 하루 두끼는 밥을 제공하는등 공산국가에 왔다는것을 느끼지않을 정도로 호의적이었고 북괴의 방해공작도 없었다.「사할린」등 도처에서 찾아온 교포들의 응원은 눈시울을 적시기에 족했다.
소련인들은 선물을 좋아했고 이에 대해 꼭 답례가 있었다.
한국선수단은 「배지」 2천개와 「페넌트」가 3백개를 가져갔는데 삽시간에 동이 났으며 군악대원에게 「페넌트」를 주니까 자기모자에 꽂혀있는 휘장을 빼줘 놀랐다. 특히 북괴불참에 대해 각국 기자들이 관심을 표시했으며 「체코」의 한기자는 한국에 패할 것 같으니까 기권한 것 같다고 추측을 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배구 연맹집행 위원회는 북괴에 대해 40만「스위스·프랑」(한국화1백10만원)의 벌금을 부과시키는등 자격정지를 포함한 강경한 조치를 오는 27일 「로마」에서 거행되는 총회에서 정식 결정할 것을 결의했다.
그리고 호의적이던「호텔」측도 6일 경기가 끝나자 냉랭해져 7일 상오5시까지 방을 비워달라고 했다. 그래서 한국선수단은 부랴부랴 상오4시반 짐을 꾸려 낮12시에「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모스크바」의 「메트로폴리탄·호텔」에서 겨우 식사를 하고 붉은 광장등을 구경했다. 하오5시20분에 공항에 도착하여 세관에서 헌 배구「볼」과 「배지」를 주었더니 일사천리로 통관, 하오 7시40분에 출발하여 8일 상오11시40분 동경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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