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북괴에 현실 노선 종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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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 8일 AP합동】북괴 창건 3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8일 북괴에 도착한 중공 부수상 등소평은 이날 하오 금수산 집회소로 김일성을 방문하고 회담을 가진데 이어 김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고 중공의 관영 신화사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등소평은 이 회담에서 일·중공 평화 우호 조약 체결에 따른 중공의 대담한 경제 근대화 정책과 현실 외교 노선을 설명할 것이며 북괴로 하여금 중공과 함께 대담한 노선 전환을 단행 할 것을 충고할 가능성이 매우 짙다고 8일 일본의 「교오도」 (공동) 통신이 보도했다.
북괴는 6·25사변 이후 소위 혈맹 관계를 맺어온 「중공이 미국과 화해 「무드」에 들어가 있으며 또 중공이 일본과 평화 우호 조약을 체결한데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들이 형제국으로 불러왔던 소련이 한국 정부의 현직 각료를 비롯해 특파원의 입국을 허용한데 대해 매우 당황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설명하면서 등은 이같이 급격히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순응, 북괴가 새로운 선택을 할 것을 강요할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등이 일본 언론계 대표들과의 회담에서 『한반도에는 대단한 긴장이 없다』고 말한 냉정한 발언은 6월 『한·미·일 군사 동맹의 침략 움직임이 일층 강화되고 있다』고 관영 신문·방송을 통해 보도한 북괴 당국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통신은 말했다.
이 같은 정세 하에서 등의 평양 방문은 상당한 의의를 갖고 있다고 보도한 「교오도」 통신은 등이 일·중공 평화 조약 후의 새 전략으로 대 서방 문호를 개방하고 경제 근대화를 추진하는 중공의 현실 노선에 대한 북괴의 이해를 구함과 동시에 북괴가 중공을 따를 것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등은 북괴가 한국에 지지 않는 경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방측과의 관계 개선을 해야한다고 권고할 것이며 이 때문에 북괴는 어떤 노선을 선택할 것인가에 관해서 깊은 「딜레머」에 빠질 것이라고 이 통신은 말했다.
한편 중공당 주석 화국봉과 전국 인민 대표 대회 상무위원장 섭검영은 등을 통해 김일성에게 전달한 이른바 북괴 정권 수립 30주년 기념 「유엔」군사령부의 해체와 주한미군의 즉각 철수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평양 방송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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