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교황 옛편지집날개돋친듯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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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요한·바오로」 l세 신임교황은 추기경시절에 쓴『매우 저명한사람들에게』라는 제목의 서한집에서 다른주교들이 『당당하고 품위있는 새들』 이라면 자신은『나무 맨밑 가지에 앉은 보잘것 없는 굴뚝새』라고 비유했다.
이책은 오래전에 타계한 작가등에게 보내는 편지들을 모은것으로 그가 교황에 선출된후 하룻밤새 폭발적인 「베스트셀러」 가 돼 많은 추기경들이 이책을 찾아 서점을 뒤지는가 하면 이미 절판된 이책에 대한 사진복사업이 번창하고 있다.
그는 이 서한집에서 사회주의로부터 결혼·임신중절에 이르는 광범한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당대의 문제에 대한 완고한 신념을 감추고 있는 「유머」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영국작가「찰즈·디킨즈」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친애하는 「디킨즈」씨, 나는 매달 저명한 인사들에게 펀지를 쓰는 이상한일을 맡은 주교』 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당신은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보내는 한편 억압자를 등장시켜 분노와「아이러니」가 담긴 필봉으로 그들을 매도했다』 고 찬양했다.
그는 이어 시대가 바뀌어 「유럽」의 노동자들은 이제 억압을 받고있지 않으며 노조와 사회주의가 그들에게 살아갈 목표를 주었다고 말하고 『전세계는 하나님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교황은 호지명· 「체·게바라」및「피델·카스트로」에 관해, 그들이 공언한 선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유토피아」를 탐색하는데 있어 민족과 국가들을 파괴하고 분열시켰을 뿐이라고 말하고 「그들은 폭력의 악순환속에서, 혼란이 항상진보를 둔화시키고 불만과증오의 씨만을 뿌리고 있다는것을 깨달을수 없다』 고 덧붙였다.
이외에 교황은 「프랑스]의 「오페라」 주인공「피가로」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인용해서 60년대 중반에 최고의 명성을 떨친 영국의「비를즈」 를 가볍게 공격했다.
그는 이편지에서 『영국여왕이 아는체하지 말아야함에도 노래하는 장발의 젊은 새 4마리에 훈장을 수여했다』 고 말해 그들의 인기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를 명백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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