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선거, 무효표 역대 최대…"고창권 후보에게 투표해 무효처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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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무효표가 많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최종 개표결과 무효표는 2010년 선거(2만54표)보다 무려 3만3962표가 늘어난 5만4016표로 집계됐다. 전체 무효표가 새누리당 서병수 당선인과 무소속 오거돈 후보 간 표차(2만701표)의 2.6배나 된다. 이는 1995년부터 시작된 동시 지방선거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은 무효표다.

부시장 무효표는 투표자가 310여만 명이나 많은 서울시장 선거의 무효표(4만4000여 표)보다도 1만 표가량 더 많았다.

부산시장 선거 무효표는 1회 동시 선거 때 3만8014표를 기록한 이후 지난 선거까지 1만2873∼2만1413표를 기록했다. 이에 무효표 5만4016표는 초박빙 승부를 펼친 부산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시장 무효표 가운데 상당수는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의 사퇴와 연관된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장 후보는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고 후보는 노동자와 서민의 요구를 대변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후보직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오거돈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병수 후보와 오거돈 후보의 격차가 크지않아 부산에서 새누리당의 승리가 반복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사퇴이유로 밝혀 오거돈 후보 지지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고 후보의 공식 사퇴는 지난달 30일 사전투표를 시작한 지 한나절 후에 이뤄져 투표용지에 ‘사퇴’라는 표시가 없었다. 투표소에도 안내문이 늦게 붙었다. 관련 규정에 따라 부산 이외 지역에 있는 사전투표소에는 안내문이 붙지 않았다. 많은 유권자가 고 후보의 사퇴 사실을 모른 채 투표해 무효 처리된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5일 “정확한 통계를 내지는 않았지만, 고창권 후보에게 투표해 무효처리된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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