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통렬히 반성 … 진정성 믿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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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런 선거 처음이다. 한 치 앞도 모르겠다.”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2일 이완구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11.49%의 투표율을 보인 사전투표가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할지도 종잡을 수 없다며 “이젠 진정성을 담아 진인사대천명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다.

 - 판세를 어떻게 보나.

 “글쎄….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정치 환경 속에서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속단할 수 없다. 지방선거는 지방정부의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정치적으로 변질돼 여러 가지가 혼재된 상태다.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못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기존에는 이맘때쯤이면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지역을 돌아다녀봐도 유권자들이 말씀을 아낀다.”

 - 최고의 접전 지역은 어디인가.

 “예년의 선거와 상황이 달라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정을 잘 끌고 나갈 수 있도록 표를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 17개 광역단체장 중 몇 곳에서 이겨야 승리했다고 할 수 있나.

 “예년에 통용되던 수도권 세 곳 중에 몇 곳 하는 식의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 지금은 세월호 정국에서 헤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결과가 나와봐야 민심을 헤아릴 수 있을 거다.”

 - 이번 선거 결과는 정치권에 어떤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나.

 “전체적으로 애매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앙 정치권이든 지방정부가 됐든 유권자가 공직사회에 던지는 분명한 메시지는 있을 거다. 그 메시지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유권자에게 마지막으로 호소하고 싶은 말은.

 “세월호 참사의 여파 속에서 선거전을 치러왔다. 60년간의 적폐가 쌓여온 일로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집권여당이기에 무한책임을 느끼며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다. 우리의 진정성을 믿어달라, 다시 한번 우리에게 기회를 달라는 단호한 각오를 말씀드렸는데 이를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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