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의 신비」풀 우주 경쟁 제2막|미서도 본격 탐사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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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은 지난 20일 금성 탐색을 위한 4번째의 탐색선 「파이어니어·비너스」1호를 발사, 본격적인 금성 탐사에 착수했다.
금성에 관한 한 이제까지는 소련의 독무대였으나 미국이 예정대로 금년부터 금성의 신비에 도전함으로써 우주 경쟁 제2막이 열리게 되었다.
그동안 소련은 61년부터 「비너스」탐색선을 10회나 발사해 최초의 연착, 표면 사진 촬영 등을 성공해 미국을 단언 앞섰었다. 미국은 「마리너」 계획의 일환으로 62, 67, 73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발사했으나 신통한 성과는 얻지 못했던 것인데 금년 12월초 한꺼번에 두 개의 탐색선이 활동함으로써 금성에서도 미국이 우위를 차지할 공산이 커지게 됐다.
새벽 동쪽 하늘이나 저녁 서쪽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금성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로 지구와 쌍동이 행성이라 부를 정도로 크기·질량·밀도 등이 비슷하다. 그러나 대기 조성이나 표면온도·기압 등은 지구와 전혀 달라 오래 전부터 우주 탐색의 대상으로 뽑혀왔다.
61년부터 금성의 접근 주기인 19년마다 금성 탐색선이 발사되었는데 이번의 「파이어니어·비너스」1호는 미국이 금년 11번째로 쏘아 올린 것으로 시속 1만6천8백㎞, 즉 서울서 부산까지를 1백초로 갈 수 있는 빠른 속도로 6억4천3백만㎞를 항진해 12월4일에 금성 상공에 다다를 예정이다.
2호도 8월7일에 「애틀러스·샌토·로킷」으로 발사, 1호와 닷새 간격으로 도착한다.
1호는 금성 상공 1백50∼5백㎞를 선회하면서 금성 대기권 상층부와 태양풍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며 2호는 4개의 선실에 나누어 실은 43㎏의 관측·실험 기기를 이용, 금성 표면에 충돌하기까지 약 20일간 30종의 실험을 행해 주로 금성대기의 하층부와 금성 표면에 관한 자료를 수집, 송신하게 된다.
이번 계획을 통해 여태까지 알려진 표면 온도 (섭씨 3백∼4백75도), 기압 (75∼1백5기압), 대기성분 (90∼95%의 이산화탄소, 7%이하의 질소 등) 등을 확인하고 고열의 원인을 구명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 NASA (미 우주항공국)는 금년 예산 43억6천9백만「달러」의 약4%인 1억7천만「달러」를 사용할 예정인데 3, 4호 발사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비너스」10호로써 일단 끝낸 소련은 금년부터 새로 탐색 차량을 이용하는 「윈도」계획을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 83년에는 프랑스와 함께 9m크기의 기구에 곤들라를 달아 금성 상공에 띄우는 공동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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