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억불 시장을 잡아라"|일 산업계에 「중공 선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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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공행 배를 타라-.』 일·중공 장기 무역 협정이 체결된 지난 2월16일 이후 일본 산업계는 중공 「붐」으로 들떠 있다. 대기업, 특히 「플랜트」관련 「메이커」 및 상사들은 『2백억「달러」짜리 중공 시장』을 서로 차지하려고 소리 없는 혈전을 벌이고 있다. 「플랜트」 등 중공의 대일 수입 계획의 초년도인 올해가 40억「달러」, 79·80년이 각각 30억「달러」 규모다. 그래서 동경 증권 시장에서도 중공 관련 주식을 사려고 법석들이다. 그러나 칼자루는 중공이 쥐고 있다.
즉 어느 상사를 통해 어떤 상품을 얼마만큼 수입하느냐 하는 것은 중공이 결정한다. 이에 따라 약삭빠르게 행동하고 있는 것은 역시 「미쓰비시」 상사·「미쓰이」 상사·「스미또모」 상사 등 1급 종합상사들.
이들은 작년 하반기에 간부급을 중공에 파견, 타사를 한발 앞지르고 있다.
특히 「미쓰비시」의 경우 이미 중공 정부와 『장기 기술 협력 관계』를 체결, 농업에서 중화학공업까지의 종합 「컨설던트」 형식으로 중공에 전면 협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술 지원은 항공기 제작과 원자력 관계가 중심이라는 것.
또 중공이 당장 필요로 하는 「플랜트」는 『4대 근대화 노선』에 불가결한 상해 제철소와 「컬러」TV 「브라운」관 제조「플랜트」.
철은 『산업의 쌀』이고, 또 「컬러」TV는 한국적 상식으로는 『오락과 교양 용품』이지만 중공의 경우는 『가장 빠르고 가장 정확하게 정치적 정보를 전해 주는 무기』이기 때문에 그 보급이 시급한 실정이다. 상해 제철은 신일철을 중심으로 하는 고로 「메이커」연합이 수주키로 거의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컬러」TV「브라운」관 「플랜트」는 ▲「히다찌」-「이또오쥬」 상사 ▲「도오시바」-「니찌멘」 실업 ▲「마쓰시따」-「스미또모」 상사가 3파전을 벌이고 있고 IC「플랜트」는 동지·일립·송하 등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일본 상사들의 수주 경쟁 수법에서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상사들이 중공과 「우인」관계를 맺기 위해 열중인 점. 작년 가을에는 「가네마쓰고오쇼」·「이또오쮸」 상사가 각각 단독으로 방중단을 파견했고 「후지노」 「미쓰비시」회장, 「우에무라」 「스미또모」사장은 직접 「미쓰비시」·「스미또모」「그룹」방중단을 이끌고 중공에 갔으며 또 「이께다」 「닛쇼오이와이」 상사 사장도 이에 뒤질세라 일본 국제 무역 촉진 협회의 방중단에 끼어 북경을 방문했다.
이들의 중공방문은 표면적으로 모두 『옛 우정을 새롭게 한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두 장사 속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한편 아직도 중공과 끈을 대고 있지 못하고 있는 대상사는 「닛쇼오이와이」와 환반홍.
이 두 상사도 이제는 초조를 이기지 못해 단독 방문단을 파견키로 계획, 초청장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아무튼 구미 지역에서 배척을 받고 있는 일본의 상사들은 공산권, 특히 중공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그 시장개척에 안간힘이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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