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등 25개 지정통화 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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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대외거래증대에 따른 외환제도 정비의 일환으로 IMF 8조국 통화중 아직도 비지정통화로 남아있는 일본 엔화 등 25개국 통화를 지정통화로 바꿀 방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무역거래량이 많고 우리경제와 관계가 깊은 19개 통화만 자유 거래할 수 있는 지정통화로 하고있으나 무역거래 상대국이 급격히 늘어나고 외환거래유형이 다양화됨에 따라 거래와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통화를 늘릴 필요가 증대되고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IMF 8조국에 가입한 44개국 통화는 전부 지정통화로 채택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아직도 비지정통화로 남아있는 일본 엔화, 싱가포르 달러, 말레이지아 링기트, 멕시코 페소 등 25개국 통화를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다.
재무부는 경제규모와 거래량의 국제적 확대추세는 지정통화의 확대를 불가피하게 수반한다고 밝히고 장기적으로는 서구나 일본처럼 모든 세계통화에 대해 자유거래를 인정하는 지정통화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관계당국자는 이번의 지정통화 확대는 외환제도의 정비라는 점에서만 아니라 엔화의 지정으로 대일 수입의 억제효과도 부수적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엔화가 최근 계속 강세를 보이고있어 엔 표시 거래가 이루어지면 환 리스크를 무역업자가 질 수밖에 없어 연지급 수입의 대일 의존이 크게 줄어들고 수입선의 다변화가 촉진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새로 지정통화가 될 25개국 통화는 다음과 같다.
▲일본 엔 ▲아르헨티나 페소 ▲볼리비아 페소 ▲코스타리카 콜론 ▲도미니카 페소 ▲에콰도르 수크레 ▲엘살바도르 콜론 ▲가이아나 달러 ▲아이티 구르데 ▲온두라스 렘피라 ▲에이레 파운드 ▲자메이카 달러 ▲말레이지아 링기트 ▲멕시코 페소 ▲니카라과 코르도바 ▲파나마 발보아 ▲페루 솔 ▲카타르 리얄 ▲싱가포르 달러 ▲남아연방 랜드 ▲파푸아뉴기니 키나 ▲오만 리얄 ▲바하마 달러 ▲피지 달러 ▲과테말라 케찰

<무역역조개선 도움|상공부 당국자 환영>
상공부는 엔화가 지정통화로 추가되면 한일 양국간의 무역역조가 개선될 소지가 커진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보이고 있다.
27일 상공부 관계당국자는 엔화가 지정통화가 되면 양국간 교역은 엔화표시거래가 보편화되어 종전 달러화를 매체로 할때보다 수입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고 수출은 유리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거리관계로 타 지역 수입보다 30%정도 유리했기 때문에 대일 지역 수입편중현상이 계속되어왔다고 지적하면서 엔화의 지정통화 지정은 엔화의 수요증대로 국내 원화와의 환율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인 만큼 대일 수입의 유리성은 감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정통화란>거래결제 따른 자금이동 제한 안해|무역·관광업소 엔 계정 가질 수도
일국의 외환관리법상 자유결제가 허용되도록 지정되어있는 통화를 말하는데 우리나라는 미 달러, 영국 파운드, 서독 마르크화 등 19개국 통화를 지정통화로 채택하고있다.
이번 확대의 기준이된 IMF 8조국은 국제수지상의 이유로 외환거래를 통제하지 않는다는 일반적 의무를 규정한 IMF협정8조에 서명한 나라들로서 ⓛ경상거래지불에 따른 자금의 이동을 제한하지 않고 ②복수환율 등 차별적 통화조치를 하지 않으며 ③다른 가맹국의 요청이 있으면 해당국 보유의 자유통화잔고를 매입해야한다는 일반적 의무를 지고있다. 엔화가 지정통화로 지정되면 무역업자나 관광업소는 엔화 계정을 가질 수 있게되며 최근의 엔화강세로 민간보유엔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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