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종합터미널 화재 목격자 "상당수의 사람들 터미널 2층에 더 있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6일 오전 9시2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에서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탈출에 성공한 피해자들이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부인과 함께 터미널에 있다가 탈출한 서모씨는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9시5분쯤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 밑에서 검은 연기가 분사기처럼 올라왔다”고 전했다

서씨는 “2층에서 화장실을 들렀다가 1층으로 내려가려고 보니 에스컬레이터가 막혀 있어서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계단에 발을 내딛는 순간 검은 연기가 분사기처럼 올라왔다. 또 하얀 연기가 분무기처럼 솟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씨는 “갑자기 하얀 연기와 까만 연기가 뒤섞이면서 뻘건 불이 올라왔고 연기가 까맣게 휩싸여서 앞이 안 보였다”며 “저는 사람들이랑 대피해 반대쪽 비상계단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서씨는 또 “당시 터미널 2층에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TV를 보면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화장실에 몇 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이 모씨는 “당시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었다. 가스를 많이 마셨다”고 말했다.

이씨는 “5층에 위치한 음식점에 빵을 배달하러 가던 도중 갑자기 지하 1층으로 엘리베이터가 뚝 떨어졌다”며 “몇 분 후 엘리베이터 문틈으로 검은 연기와 가스가 마구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곧바로 밖으로 뛰어 나왔지만 같이 탔던 승객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6일 9시 2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곧바로 광역 1호를 발동하고 소방차 13대와 소방대원 51명이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화재 발생 27분 뒤인 오전 9시29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현재 홈플러스와 영화관 등이 입주한 터미널 건물에선 검은 연기가 치솟아 인근을 뒤덮고 있다.

화재는 지하 1층에 있는 식당코너 리모델링 공사 현장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미널 인근에 지하철 3호선 백석역이 위치해 있어 전철은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고 있다.

이 불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했으며 10여 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들은 지하 1층 공사 현장 인근 화장실에서 발견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지하 1층에서 작업을 하던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각 층별과 승강기에서 추가 사상자를 확인중이다.

일산소방서 관계자는 “대부분 사상자는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사상자가 더 있는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