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컬릿」공장·술집「바텐더」등 부업전선에 나선 영국군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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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런던=장두성 특파원】「키플링」이 그 영광을 노래해줬던 왕년의 대영제국 군인의 일부가 요즘 부업으로 「초컬릿」공장 공원으로 일 한다는 놀라운 보고서가 나와 화제.
「런던」근교의 「웨스트 드레이튼」공군기지에 소속한 「윌리엄 페이지」공군대위가 이 기지에 배속된 장병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8백명 중 2백60명이 부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종사하는 업종도 「마스」(화성)란 상표의 「초컬릿」공장, 「런던」의 국제관문인 「히드로」공항 화물계 직원, 「택시」운전사, 「바텐더」등 가지가지다.
조사결과 기혼자의 37%, 미혼자의 33%가 이런 부업을 갖고 있으며 장교 중에 부업을 가진 자도 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사실은 지난 연말 영국의 소방서 노조가 파업을 함에 따라 .군대가 소방 작업에 동원됨으로써 표면에 드러났다. 군인들이 소방작업을 위해 24시간 비상 대기하게 되어 「초컬릿」공장에 나타나지 않자 파업중인 소방서원이 달려가 군인들이 갖고있던 부업을 가로채 버렸던 것이다.
원래 소방서원들보다 훨씬 적은 봉급을 받고 있는 군인들은 소방서원들의 봉급투쟁의 희생으로 소방업무는 덤으로 맡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부업까지 이들에게 빼앗기자 불만이 커졌던 것이다.
이 보고서는 원래 대외비로 작성되었던 것인데 불만을 품은 군인들이 처벌의 위험을 무릅쓰고 흘려주어 신문에 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원제의 군대이기 때문인지 이 보고서는 군대의 봉급을 인상해야된다고 주장하는 일부 보수당 의원들의 연선 자료로 이용된 이 외에 별다른 물의 없이 흐지부지 되었다. 그러니까 지금도 일부 영국군인들은 외출 시간에 「초컬릿」을 열심히 싸고 있다는 이야기다.
「인플레」와 부업이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때여서 이중직업의 추세는 군대 뿐 아니라 일반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실업자 수가 1백40만이나 되는데 이중직업을 가진 사람의 수는 공식으로 1백40만 명, 비공식적으로는 3백만 명에 달하고 있다.
부업을 갖는 사람 중에는 중산층에 속하는 교사·의사·경찰·공무원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욱 문제라고 「이브닝·스탠더드」씨는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영국뿐 아니라 서구전체에 파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사람들의 물욕 때문이라고 한탄해 버릴 것이 아니라 최초 수년동안「유럽」경제가 불안해서 「당연히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수준의 사람들까지 경제전망에 불안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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