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 도자기연구는 한국이 「리드」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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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의 신안해저인양유물에 대한「심포지엄」이 1일「도오꾜」의「아사히」신문사에서 열려 일본에 있어서의 커다란 관심도를 보여줬다.
일본의 동양도자학회와 주일한국대사관의 후원으로 마련된 이「심포지엄」은 신안유물에 대해 해외에서 가진 최초의 연구발표. 이날의 발표 및 토의에서는 유물의 시대와 항로추정에 쟁점이 집약됐다.
일본 학계가 신안 유물에 대해 이같이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이유는 곧 그것이 일본에 있는 송·원대 도자기의 편년과 직결되기 때문이며 원대 도자기를 가늠하는 세계최대의 「샘플」이라는 점에 있다.
이 모임에는 한국 학계를 대표하여 국립중앙박물관의 정양모 수석학예 연구관이 참석했고 일본측에선 「미까미」(동경대 명예교수), 「하세베」(동경박물관 동양부장), 「하야시야」(동경박물관 공예과장)씨 등 작년 가을 서울에서의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인사들이 나왔다.
이밖에 대만의 작가이며 도자전문가인 진인신씨의 발표가 있었다.
이제까지 한국 학계가 추정한 신안 유물의 연대는 1310∼1330년 사이라고 좁혀 봤다.
그러나 이날의 모임에서는 좀더 융통성 있게 1350년까지로 넓혀 보자는데 의견을 모아 주목됐다. 한국학계가 1330년대로 하한을 잡았던 것은 청화와 진사무늬가 시작되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에 비해 이 모임에서 20년쯤 내려놓은 것은 왜구가 한반도의 서남해안에 창궐하기 이전까지 무역이 성행했으리라는 데 근거를 두고있다.
또 「하세베」씨는 일본에 현존하는 이른바 남송시대의 도자기 가운데 상당부분이 원나라 때에 속하므로 전체적으로 시대를 내려봐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즉 이번 신안유물에 의거하건대 송대 도자기의 전성시기는 남송말에서 원대초기까지 계승됐다는 것.
바꿔 말하면 북송에서 남송에 이르러 전성기를 누렸다는 종래의 정설을 수정하는 의견이다.
많은 학자들은 이 침몰선박의 항로에 대하여 저마다 구구한 추정을 가지고 토의를 벌였다. 대만의 진인신씨는 고려청자를 비롯하여 일본지역에서만 발견되던 도자기 및「필리핀」지역에서만 발견되는 유물이 포함돼있으므로 그런 광범한 지역에 걸친 무역선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하여「미까미」교수도『후추와 계피가 특히 한국인의 기호품』임을 상기시키면서 한국과 일본의「후꾸오까」및「오끼나와」·「필리핀」등지로 장거리 순항했으리라는 점에 동의했다.
요컨대 일본에서의 이「심포지엄」은 신안해저인양 유물이 상당히 우수한 것을 포함하는 당대 주요 유물이란 점을 재확인했으며 특히 원대도자기 연구는 한국이 중심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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