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로 바뀐 한국의 섬유 생산|일지가 밝힌 전환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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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칠 줄 모르고 상승 일로에 있던 한국 섬유 산업은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일본 경제 신문이 최근의 현지 취재 결과를 밝히고 있다. 『한국 섬유-고성장의 중지』라는 제하의 이 기사는 한국의 섬유 산업은 양적인 증대 「페이스」를 일단락 짓고 이제는 질의 충실·기업체질의 확충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내용을 간추려 본다. <편집자주>
정부의 중점 목표가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바뀌는 한편, 선진국의 계속되는 수입 규제 강화와 동남 「아시아」 제국과 남미 등 도상국의 치열한 경쟁 대상국으로의 부상 때문에 새로운 대응책을 짜느라고 분주하다.
한국의 섬유 산업은 수출 의존도가 높다. 합섬 대「메이커」인 선경합섬의 경우 80%가 수출되며 면방 업체인 대농의 경우도 8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수출 시장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규제와 도상국의 공세로 좁아져 『설비 증대 억제라는 정부 방침을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 업계 대표는 밝히고 있다.
한국 섬유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강한 최대의 요인은 노동력의 질이 우수하고 임금이 낮아 「코스트」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연 30%라는 높은 임금 상승율에 의해 점차 약화되고 있다. 또 한국의 섬유 수출은 현재 역량으로는 중급품이 대부분이며 그것도 구미의 「바이어」와 일본의 상사를 통해 주문 생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한국이 독자적으로 「패션」 상품을 개발해 새 시장을 개척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각 회사가 부심하고 있는 것은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예를 들어 제일모직은 원모의 방적에서 직포 제조·염색·정리 가공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생산을 통해 순이익율 5%라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디자인 개발 센터」를 설치, 부인용 기성복의 기획 제조까지 손을 뻗쳐 부가가치액을 높이려고 애쓰고 있다.
이와 같이 볼 때 한국의 섬유 산업은 양에서 질로 전략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것의 성패는 섬유 산업의 성장율을 유지시켜 주는가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일본 경제 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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