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관 5주 맞은 국립과학관 전시관 확충이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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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립과학관(관장 김지은)이 현재의 모습으로 재개관 한지 8일로 만5년을 맞았다. 국민에게 과학 기술 지식을 보급하고 생활의 과학화를 꾀하기 위해 설립된 과학관의 효시는 26년 5월에 개관된 은사기념과학관(현 통일원 자리). 해방 후 국립과학관으로 개칭되었으나 6·25의 참화로 완전 소실되었고 60년에 와서야 현재의 위치(창경원 옆)에 다시 세워졌다.
그러나 72년9월8일 상설 전시실이 개관할 때까지는 기껏 동물 표본 전시와 과학전 전시가 고작이었다.
상설 전시실 개관 5년을 맞은 지금은 전시품이 전기·「에너지」·우주 항공·생물·해양·화학 등 거의 모든 과학 분야에 이르는 2백80여 점으로 불어났고 관람 인원도 1백84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도 공개 과학 교실·생활 과학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과학전도 74년부터는 지방 순회 전시를 함으로써 지방 도시민들에게 생활의 과학화 고취와 기술의 평준화에 기여하고 있다,
과학관은 또 우리나라 중화학공업의 현황과 전망을 한눈에 집약 전시하는 산업 기술 전시 사업도 벌이기로 하고 내년 10윌 개관 예정으로 현재 전시동(1천4백80평)을 건립하고 있다.
이 전시동에는 전국의 주요 중화학 공장의 모형과 공정, 제품을 한눈으로 쉽게 볼 수 있도록 꾸미고 있다.
전시업체로는 포항종합제철, 한국종합특수강, 강원산업, 대우중공업, 현대조선소, 삼성중공업, 기아산업, 울산정유, 한양화학, 남해화학, 쌍용「시멘트」, 삼성전자, 대한전선, 온산 동제련소 등 22개 사로 결정됐다.
그러나 과학관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많다.
우선 건물 자체가 과학관이라기보다는 학교건물처럼 지어져 있는데 다 협소해서 전시품의 확충이 어렵고 전시물을 설계·제작·관리하는 기술직이 부족해 성실하고 독창적인 전시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구직의 이직율이 연30%선에 이르고 있으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되지 못하고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직접 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좋은 내용, 좋은 전시로 청소년들에게 사물에 대한 이해와 「아이디어」를 제공해 줘야 하며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 줘야 할 것이다.
관심 있는 과학계 인사들은 한국 유일의 과학관이 형식적인 과학관에 머물러 있다고 말하고 당국도 박물관에 신경 쓰는 만큼 과학관도 육성, 발전시키는데 인색치 말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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