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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합리적일 수 있다|기업에 도사린 전근대성은 무엇인가(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국과 일본간의 노동생산성을 비교해보면 평균해서 한국은 아직 일본의 40%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단위제품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맨·아워」를 기준 한 것으로서 한국 생산성본부가 분석, 비교한 것이다. 지난 70년의 20%수준보다는 훨씬 개선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제품 단위당 노동시간이 일본보다도 두 배 이상 소요된다는 사실은 「쇼킹」하게 받아 들여져야 할 것이다.

<저임단맛 끝나다>
특히 그 동안 우리나라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왔던 저가의 지주는 현재의 「인플레」와 대금인상을 추세로 보아 80년대 초에 가면 일본과 같거나 오히려 역전될 가능성도 예상되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의향상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업종에 따라선 일본에 못지 않은 최신설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크게 뒤지고 있는 것은 기술개발의 낙후 등 기업경영의 합리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산업합리화정책이 제창된지도 10년이 지났다.
69년엔 차관부실업체에 대한 정리가 있었고 72년엔 산업합리화 등을 위한 8·3조치가 그리고 그 이듬해에 다시 반사회적 기업인에 대한 제재 조치 등 기업풍토를 쇄신하기 위한 작업은 계속되어 왔다.

<살아남는 노력을>
그러나 아직도 인사 및 원가관리·기술개발·재무구조의 개선·생산성향상등 모든 부문에서 경영의 합리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따라서 산업합리화운동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업내부의 경영합리화를 도외시한 산업합리화는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 1백대 기업을 상대로 장기경영목표에 대해 조사한 결과 83%가 『기업경영의 합리화·생력화에 의한 「코스트」절감』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 기업에 대해서도 문제의 중대성을 재인식 시겨주는 것이다.
산업합리화의 측면에서 뿐 아니라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합리화·능률화운동은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 기업경영의 불 합리를 「커버」했던 요인들은 오는 80년을 계기로 없어지게 되므로 그 안에 국제경쟁력을 보충할 수 있는 경영합리화·기술혁신을 이뤄야한다.
정부지원의 영양공급을 받아가면서 「인플레」와 양질의 저임금 노동력으로 우리 나라 기업은 성장해 올 수 있었으나 임금상승 등으로 사정은 바뀌고 있으며 전환시기는 80년으로 내다보인다.
경영합리화·기술혁신·노사협조 체제구축에 성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은복 생산성본부 이사장)
『합리주의 경영만이 앞으로 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며 무엇보다도 기업의 조직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

<실력만큼의 성장>
합리주의경영은 철저한 원가개념 아래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는 길이고 그것은 경영과 자본의 분리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김준성 외환은행장)
『지금까지는 기업가들이 자기실력 없이도 외부적인 힘의 도움을 받아 기업을 키우고 확대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기업가의 실력만큼 성장하는 합리주의 경영체제가 올 것이다.
이미 분수에 넘치는 기업은 많은 도태를 당했고 앞으로 더욱 냉엄하게 도태 될 것이다.』(김용주 경영자협회장)
우리 나라 산업은 많은 품목에 있어 수출의존도가 70%를 넘고 있으며 수출은 국제경쟁력이 우위에서야 가능한 것이다.
국제경쟁력은 선진국과 같은 임금·개발투자·비용을 전제로 해야하는 것이고 그러자면 현재의 비능률적인 경영체제를 탈피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국제화시대에 기업이 살아가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현재 우리나라기업이 안고있는 문제점들을 들춰내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닌가.
이 문제는 비단 기업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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