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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보호하자" 「케이블·카」계획에 각계반발|관광객 유치 위해 오락장도|세계적 식물 자원보고|자연파괴 촉진을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세계적인 식물자원의 보고인 한라산에 「케이블카」의 설치를 둘러싸고 이를 추진중인 제주도와 자연보호단체·학계의 의견이 대립돼 있다.
제주도는 18일 문화공보부로부터 한라산천연보호구역안의 문화재형상변경승인을 얻어 연내로 민간업자에게 「케이블카」 시설을 맡기고 산장·휴게소·오락장소를 갖추기로 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이같은 관광개발사업은 자연보호단체와 학계의 큰 반발을 사고있다.
제주도는 74, 75년 2억원을 들여 영실·어승성·도음사·성판악·돈네코 등 등산로에 백록담정상까지 돌계단을 쌓고 윗세오름·진달래밭·왕관능동 정상주변 해발1천6백∼1천8백m지점과 돈네코(해발3백m)등 4개소에 휴게소를 마련했었다.
제주도는 관광·등산객이 부쩍 늘자 대량 수송을 위해 한라산에서 암매·주목·구상나무· 한란 등 난·한대 1천7백여종의 자생식물 원상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영실계곡(해발1천2백40m)에서 병풍바위(해발1천6백30m)까지 1천70m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로 한 것.
도는 이와함께 영실지역 6만8천평에 산장5개소·오락장·휴게소 각l개소를 지어 연간16만여명을 수용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5월3일 문공부에 천연보호구역내 문화재형상변경신청을 냈고 한라산건업에 이달안으로 투자규모 4억원의 「케이블카」 시설공사를 착공하도록 허가했다.
40인승 「케이블카」가 완공되면 월20일·연8개월간 운행, 연간6만명의 관광객을 청상에서 4km떨어진 지점까지 수송하게 된다.
이에대해 이덕봉한국자연보호협회장은 『설악산국립공원의 경우도「케이블카」설치를 반대했었다. 제주도가 천연보호구역에 「케이블카」를 시설한다는 것은 나날이 황폐해가는 백록담주변경관과 멸종위기에 놓인 희귀식물채취등을 더욱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식물학자 이민재박사 (전서울대교수)는 『한라산은 65년 세계자연자원보호연맹(IUCN) 에 보고된 세계적인 식물보호지역으로 큰 돈을 들여 이 산을 보흐하기는 커넝 유원지로 개방하기 위한 시설을 한다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다』고 말했다.
홍정표씨 (70·문화재협회전제주지부장)도 『눈앞의 관광수입을 위해 자연을 훼손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라산이 그처럼 파괴된다면 제주도에 남을 것이 무엇인가』고 비난했다. <제주=신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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