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문판매 국제신문발행인 연맹 제 1위원회 주제발표 이현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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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신문의 역사는 1520년 처음 발간된 「조보」가 그 효시지만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신문은 1920년에 등장했다. 그러나 신문이 기업적 독립성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65년 이후이다. 이 때부터 한국의 독자 수는 급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67년부터 76년 사이 총 발행 부수가 두 배로 불어 5백만 부를 돌파한 것은 한국동란 직후부터 67년까지의 완만한 성장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것이다.
구미제국에서 우편이나 가두판매를 신문판매의 주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는 독자의 96%가 가정배달 망을 통해서 매일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방대한 가정 배달 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신문과 독자에게 다같이 이점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치할 수 있는 신문판매 방법은 없다. 신문사 측으로서는 가정배달을 통해 고정된 독자를 확보함으로써 질·양면에서 안정된 제작을 할 수 있으며 독자 측에서는 별다른 노력 없이 신문 읽는 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가 창간 12년만에 발행 부수 78만 부로 한국신문 계의 정상을 차지하게 된 데는 효율적인 가정배달제도가 기여한 바 크다. 중앙일보는 지난 5년 동안 년 평균 13.1%의 부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광고점유율은 28.2%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활발한 성장세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중앙일보는 전국에 5백41개 소의 보급소를 운영하고있으며 그 아래 5천5백91명의 배달소년을 갖고있다. 중앙일보는 또 독자들에게 시시각각으로 발생하는 「뉴스」와 생활정보를 보다 신속 정확하고 흥미 있게 제공하기 위해 수시로 독자여론조사를 실시하며 외국신문들의 지면개선 방안을 원용하기도 한다.
인건비의 상승으로 가정배달제도가 차차 어려워져가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새로운 대안이 없다. 자전거·「모터·사이클」등을 이용, 배달방법을 기동화 한다고 해도 배달인원을 크게 줄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팩시밀리」시설을 통한 전자신문의 실용성을 실험하고 있지만 오늘날의 신문요금 수준으로 비용을 낮추려면 아직도 요원한 실정이다.
결국 ①TV와 어느 정도 겨룰 수 있는 부수 유지 ②모든 구역 안의 독자 율 상승 ③「인플레」에 대한 구독료 조정 등의 세 조건을 충족시켜 가정배달제도를 계속 유지해나가는 길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자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훌륭한 신문을 제작해서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가정배달 제도를 더욱 능률적인 것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발표자=본사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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