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앤캐시 '일본계' 꼬리표 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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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국내 최대 대부업체 아프로파이낸셜그룹(A&P)이 ‘일본계’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저축은행 업계로 진출하게 된 A&P는 최근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에 “새로운 대부업체를 설립한 뒤 이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형식을 취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A&P는 재일동포 3세인 최윤(51) 회장이 2004년 매물로 나왔던 A&O그룹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A&O가 일본계였기 때문에 일본 법원에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매각이 진행됐다. 최 회장은 당시 일본에 J&K캐피털을 설립한 뒤 이 업체 명의로 A&O를 인수했다. 현재 J&K캐피털은 최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퍼컴퍼니지만 엄연히 지배구조상 정점에 위치해 있다. A&P가 일본계로 분류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새 대부업체 설립과 이를 통한 저축은행 인수라는 A&P의 구상이 실현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A&P는 금융위에 새로운 국내 대부업체를 설립한 뒤 러시앤캐시와 미즈사랑 등 기존 그룹 계열사 자산을 새 대부업체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저축은행도 현재의 A&P가 아닌 새 대부업체가 인수하게 된다. 이 경우 새 대부업체는 러시앤캐시와 저축은행 등을 모두 거느리는 새로운 그룹의 지주회사가 된다.

 이 구상에는 최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최 회장은 금융위에 “A&P를 명실상부한 한국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의중을 전달하면서 이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입장도 일단 긍정적이다. 이러면 A&P의 수익에 따른 배당과 납세가 국내에서 이뤄지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위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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