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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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산삼 한 뿌리가 3천만원에 팔렸다는 화제기사가 있었다. 『설마…』싶지만 장담을 하는 장본인이 있고 보면 믿을 수밖에 없다. 화제의 산삼은 강원도 설악산에서 발견된 길이 1m50cm의 대물
시정인의 눈길은 정작 그 산삼보다도 거금으로 평가된 그 값에 있는 것 같다. 도대체 3천만원짜리의 산삼은 어떤 효험을 가질까하는 호기심이 이는 것이다.
효험이란 무엇보다도 장수의 보장을 두고 말한다. 신병을 초조하게 생각하고, 근심하는 것은 죽음의 그림자를 의식하는 때문이다. 따라서 영약을 찾고 갈망하는 심리는 곧 장수에 대한 집착을 뜻한다.
1969년9월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는 「KH-3」이라는 약을 「센세이셔널」하게 소개한 일이 있었다. 「드골」 「흐루시초프」 「수카르노」 등 세계의 야심가들이 앞을 다투어 복용하고 있다는 불로약이다. 2백 알들이 한 병에 2백50「달러」를 호가할 정도였다.
그후 7년이 지난 오늘, 이 불로제를 먹던 유명 야심가들은 하나도 지상에 남아 있지 않는 불귀의 객이 된 것은 여간한 「아이러니」가 아니다. 「KH-3」은 그 이상의 평가가 필요 없게되었다.
1957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노인학회에서도 불로약 한가지가 소개되어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아냈었다. 「루마니아」의 「파르폰」교수가 합성한 「프로카인」. 「지팡이가 할 일을 빼앗은 약」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이 불로약은 후에 국소마취제임이 밝혀져 약학자들의 웃음을 샀었다.
지상에 불로를 보장하는 합성 영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씁쓸한 「에피소드」들이다.
그러나 인삼에 대한 신비감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인삼 중에서도 산삼은 그 「에센스」의 총화로 꼽고 있다.
산삼은 북위30도에서 48도까지의 꽤 넓은 범위의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한반도에서 북위33∼46도에 걸쳐서 산삼이 나온다. 그밖에도 소련은40∼48도 사이 만주는 43∼47도 사이 미국은 30∼48도 지역이 산삼산출지로 밝혀졌다. 삼의 성분이나 약효는 이제까지 세계적으로 연구된 결과로는 특기할만한 것이 없지 않다. 부작용이 없는 생약으로 생체의 저항력을 비 특이적으로 증진시켜, 정상을 유지시켜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 약효의 주체가 「다말렌」계열의 「글리코사이드」군이라는 사실도 구명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과학적 또는 신비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인류에게 죽음은 필연적으로 찾아오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도 하다.
차라리 인간은 안심입명의 자세로 자적하면서 사는 편이 훨씬 인간적이고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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