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나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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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안데르센」의 동화에는 사과나무도 있고 과자나무도 있다.
「아라비아」의 동화 「알리·바바」의 도적들 얘기에선 자주 술 나무가 나온다. 우리 나라에도 죽은 남생이를 묻은 자리에서 돋아난 나무에 돈이 열리는 부화가 있다.
모두가 사람들의 꿈이 만들어낸 얘기들이다. 그런데 최근엔 또 실제로 석유나무가 있다고 말한 미국인이 나타났다. 그는 환상가도, 동화작가도 아니다. 어엿한 「노벨」화학상까지 받은 과학자의 말인 것이다. 그에 의하면 이 석유나무에서 나오는 「라텍스」라는 수액에서 수분을 분리시키기만 하면 바로 원유가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지금 원유의 절반 값으로 얼마든지 석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양도 자급이 가능할 만큼 풍부하다는 얘기다.
전혀 엉뚱한 얘기 같지는 않다. 고무나무도 있고, 석탄나무도 있는 만큼 석유가 나오는 나무가 없으란 법은 없다. 유류파동 이후 『시금치를 잃은 「뽀빠이」』와 같다던 미국이 아니라도 군침이 나올만한 얘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닉슨」 때부터 「오일·셰일」개발에 나서고 있었다. 석유가 나오는 바위에서 석유를 짜내자는 것이다.
당시의 「모튼」내무장관에 의하면 미국에는 『적어도 2조「배럴」분 이상의 기름을 짜낼 「오일·셰일」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지질연구소의 「데이터」에 의하면 2조「배럴」이상의 기름을 머금은 「오일·셰일」이 미국 전국에 깔려있다.
전세계의 석유매장량은 5천억「배럴」로 추산되고 있다. 그 4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미국 안에서만 쓴다면 3백년 동안은 보증되는 셈이다.
물론 당장의 생산비는 엄청나게 든다. 그러나 기술개발만 된다면 「아랍」원유 값보다 훨씬 싸게 먹힐지 모른다.
석유나무 이외에도 석유사장이 또 있다. 「캐나다」중앙부의 「애드배스커」지방에 있는 「타르·샌드」층이 그것이다.
「콜타르」의 탄 대신에 석유가 깔려있는 것 같은 지층이다. 여기에 7천억「배럴」의 석유가 잠겨있다는 것이다. 「허먼·칸」에 의하면 미국·일본·서독 등이 여기에 합자회사를 차려서 연간 12억「배럴」의 원유를 채굴하자는 계획도 있는 모양이다.
우리 나라에는 「오일·셰일」도 「타르·샌드」도 없다. 그러니 석유나무라도 이직하여 재배하면 좋겠는데 그것도 여의 치는 않을 것 같다.
「오일·셰일」은 미국 이외에는 중국의 무순지방과 영국·「오스트리아」 등에만 있다. 그리고 석유나무도 그 성분상 아무래도 「오일·셰일」이 있는 곳에서만 자라날수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는 말도 있다. 기적을 믿자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일을 믿고 살아가자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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