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업다이크 저|나와 결혼해주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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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달려라, 토끼야』 『부부들』의 미국 작가 「존·업다이크」는 인간의 고통의 한 형태로서 간통의 문제를 소설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왔다. 신작 소실 『나와 결혼해주오』는 그와 같은 문제를 의식 속으로 확대시킨 역작이다.
이 소설의 무대는 62년 봄부터 여름까지의 「커네티커트」 해변. 그 해변가에서 30전후의 남녀가 알게 된다. 둘은 모두 결혼하여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녀들이 있는 처지지만 이를 숨기고 워싱턴서 밀회하기를 약속한다. 「워싱턴」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 결혼하기를 원하고 여자 「샐리」는 이미 그 남자 「제리」의 부인이 되어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 「제리」는 자기가 「샐리」와 결혼할 경우 그는 이미 그가 가졌던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을 잃게 되는 것이며 결국 『사람이란 그 자체로서 충분하지 않다』 는 결론에 도달한다. 한편 이들의 남편과 아내인 「리처드」와 「루스」는 「제리」와 「샐리」의 관계를 알게 되어 그들 나름의 또 다른 사랑을 추구하게 되고….
「업다이크」는 이 작품을 통하여 두 가정이 와해되는 모습을 실감 있게 보여주면서 폭력이나 「멜러드라머」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간통에 의한 정신적인 고통의 문제를 극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미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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