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도의 세 한국 유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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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군배특파원】한국의 젊은이들이 이제 막 비경(?)의 인도에 파고들어 인도를 익히고 있다.
과거에 김하우씨(외국어대 힌두어과 과장), 서경수씨(「네루」대 한국어과 교수) 등 몇 사람이 인도철학을 연구하기 위해 인도의 「캠퍼스」에 머무른 적이 있지만 젊은 학생들이 유학하고 있는 것은 서행정(3l) 이정호(28) 김우조(23) 등 3명이 처음이다.
이들은 모두 한국외국어대 「힌두」어과를 지난 봄 졸업(제1회)한 동기생들. 인도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지난 여름부터 「힌두」어 중앙어학원에 다니고 있다.
이 학교는 61년 인도문교성이 제1공용어인 「힌두」어의 체계화와 올바른 보급으로 복잡한 언어문화를 정비하기 위해 2년제 복수대학으로 세웠다.
이 학교는 인도의 대표적 고도 「아그라」에 본교를 두고 있으나 외국인학생들을 위한 특수 「코스」를 최근에 개설, 「뉴델리」시내에 분교를 두고 있다. 한국의 3 유학생도 현재 이 「뉴델리」분교에서 수학하고 있는데 11월말쯤 본교로 옮길 예정이다. 학과내용은 물론 「힌두」어가 전부다.
그러나 기초문법 및 일상회화를 다루는 초·중급 「코스」 각 4개월씩을 이수하고 나면 교재내용이 문화·역사·문학에까지 이르게 되어 인도의 거의 전부를 공부하게 되는 셈이다.
이들이 9개 외국인 학생들과 합숙하고 있는 곳은 하나의 조그마한 국제친선 교환장이 되고 있기도 하다.
「피지」에서 온 학생 중에는 「사이포니」와 「일나레」라는 일류 유행가수들이 끼어 있어 이채. 「힌두」어가 공용되고 있는 「피지」에서 이들 가수는 대중들의 언어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 착안, 인도정부가 특별히 초청했다고 한다. 인도정부가 「힌두」어의 보급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국학생들은 2개월이 지난 요즈음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처음엔 기후와 음식이 너무나 판이해서 고생이 많았다.
기후는 그렇다 치고 손으로 떠먹는 식생활이 가장 고역.
특히 여성인 김우조양이 이 생활에 적응하기란 여간한 의지가 아니고서는 어려웠을 것 같다. 김양은 당초 유학을 떠날 때부터 난관이 많았다.
당초 인도정부가 2명만을 초청할 때 학교측에서 인도사회의 특수성을 감안, 김양을 제외시켰다. 그러나 김양은 「간디」 수상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 1명을 추가 초청해 주도록 간청, 결국 유학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김양은 현재 이곳에서도 가장 뛰어난 진도를 보이고 있어 교수들의 총애를 받고 있으며 수 일 전에는 「뉴델리」의 「텔레비전」 특별 「프로그램」에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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