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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 잊고 동심 활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고아원·영아원·심신장애 아 학교 등 서울시내 55개 아동복지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2천여 명의 불우 고아들을 위한 사회복지시설 아동종합체육대회가 9일 상오 9시 서울 배재 고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한국 사회사업시설 연합회 서울시지회(회장 민영재)주최로 열린 이날 대회에는 구자춘 서울시장을 비롯한 관계인사와 구청별로 나뉜 선수 5백여 명·수용아동 2천여 명 등 이 나와 흥겹게 지냈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구세군학교의 고아들로 구성된 「밴드」에 맞춰 영등포「팀」 의 가면탈춤을 선두로 시작된 입장식에서 각「팀」마다 말쑥한「유니폼」의 선수들이 본부석을 향해 질서정연하게 들어왔고 특히 5세 이하의 화성 영아원 원아 26명이 보모들과 구령에 맞춰 본부석을 향해 인사할 때는 장내의 갈채가 쏟아졌다.
『앞으로 나란히』『바로』-.
그러나 정박아들로 구성된「다니엘」학원 36명의 고아들은 손을 내릴 줄 몰랐고 보모들이 한 명 씩 손을 내려 주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모두 파란 「유니폼」에 목발을 짚고 나온 삼육재활원 고아들은 두 조로 나뉘어 일사불란하게「게임」을 해냈고 맹아들의 「게임」인 실로 바늘 꿰기와 한창 벌이고 있는 불우 고아결연 사업으로 맺어진 양부모와 고아들과의 과자 따먹기「게임」은 많은 갈채를 받았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 978 화성영아원 원장 이형숙씨(62·여)는『이번에 중앙일보가 벌이고 있는 불우 고아 결연 사업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으며 새로운 용기를 얻었다』고 늘 했다.
또 서울 관악구 상도동36의1 남북 애육원에 있다는 김영혜 양(17·성동 여실고 2년)은 『지금까지 소외되어 온 저희들을 관심을 갖고 돌봐 주시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오늘은 다른 고아원 학생들도 모두 만나고 농아·맹아 등 불우한 고아들을 보니 오히려 도와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오 4시까지 계속된 운동회에서 농악대·탈춤·토인복장의 갖가지 응원단의 열띤 응원 속에 그 동안 외로움 속에 자라 온 이들 불우 고아들은 활짝 핀 얼굴로 시종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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