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태로 얼룩진 10월의 그라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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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실업야구에서 심판 판정에 불복하다 몰수「게임」이 선언됐는가 하면 고교축구에선 부정선수가 끼여 실격패가 나오는 등「스포츠·피크」인 10월에 들어 맑고 드높은 가을하늘과는 달리「그라운드」는 추태로 얼룩졌다.
6일 서울 운동장야구장에서 벌어진 실업야구추계연맹전 3일째 육군-한전의 경기에서 육군은 심판판정에 불복,「리드」하던 경기를 포기함으로써 몰수「게임」이 선언돼 7천여 명의 관중들의 빈축을 샀다.
이날 사고는 7회 초 한전 공격 때 무사주자 1루에서 8번 박명선이 정석대로「번트」, 육군투수 하기룡이 이를 잡다 놓쳐 2루 송구가 늦어져 1루 주자 김종우가「세이프」로 선언되자 육군 측은「아웃」이라고 주장, 불복하기 시작했다.
하기룡 투수는 이후 주심 정태수씨의 여러 차례의 경고에도 불응, 10분간1, 2루 견제를 30여 번 하는 등「더티·플레이」를 벌여 결국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에 육군(심말룡 감독)측은 모두「덕 아웃」을 떠나고 말아 결국 64년 실업연맹전이래 4번 째 몰수「게임」이 선언됐다. 한편 전국 중-고 축구선수권 대회 준준결승(5일)에서 한양공을 1-0으로 이긴 운호고의 FW성희정 선수가 부정선수로 밝혀져 운호고가 실격되는 대신 한양공이 준결승에 오르게 됐다.
한양공은 성 선수가 75년 2월 강릉 농공을 졸업, 운호고에 편입한 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사실을 알고 6일 성 선수의 졸업증명서를 제출함으로써 실격승을 하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부정선수가 밝혀지더라도 경기 전에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경기결과는 유효했었다.
그러나 금년부터 전국체전을 앞두고 체육회 규정이 바뀜에 따라 다음 경기 전에 증거만 제시하면 경기에 패할 경우라도 구제 받게 됨에 따라 한양공이 부활된 것이다.
이날 야구장과 축구장의 관중들은 지도자는 물론 선수들의 고질적인 자세를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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