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반도」3단계 4자 회담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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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유엔본부=김영희 특파원】「키신저」미 국무장관은 30일 자신이 지난해「유엔」총회에서 내놓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4자 회담안을 수정하여 남북한이 먼저 예비회담을 갖는 단계적 4자 회담을 제의했다.
「키신저」장관은「유엔」총회정책연설에서 만약 한국·미국·북괴 및 중공이 참가하는 4자 회담이 기금은 실현이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①남북한이 먼저 예비회담을 갖고 미국과 중공은 그 예비회담에「업저버」나 자문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4자 회담의 개최장소와 규모 및 의제를 토의한다 ②예비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있으면 한국·북괴·미국·중공이 참가하여 정식으로 4자 회담을 연다 ③이 두 회담의 결과와 합의사항을 보장하기 위해 소련과 일본도 참여하는 확대국제회의를 여는 등 한반도 분쟁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3단계 평화안을 제의했다.
「키신저」장관은 중공과 북괴에 이런 자기의 제안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키신저」장관은 만약 북괴의 동맹국들이 한국과 관계를 개선할 용의를 보이면 미국도 북괴와 관계를 개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장관은 그러나 한국의 참가 없이는 북괴와 협상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키신저」장관은 연설 중 한국부분의 서두에서 금년「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이 대결을 피하게 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전제하고 이런 기회를 살려서 한국인들로 하여금 평화통일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는 핵심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키신저 한국문제 연설 전문>
남북한간의 대결은 국제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열강의 이해가 한국에서 교차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분쟁은 불가피하게 더 큰 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
미국과 많은 회원국들은 금년 총회에서 무익하게 계속돼 온 한국문제 토의를 피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
그러므로 이번 기회를 활용, 한국민이 무력대결 없이 그들의 장래를 결정하고 궁극적 목표인 평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기회로 삼자.
한국문제에 관한 미국의 견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은 남북한간의 진지한 대화를 요구했다. 또 우리는 한국의 긴장완화를 위해 확대회의를 촉구해 왔다.
미국은 한국의 평화를 유지시키는 유일한 법적 장치인 휴전협정이 계속 유지되거나 혹은 다른 조치로 대치되는 것을 전제로「유엔」군사를 해체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우리는 북괴의 동맹국들이 한국에 대해 관계개선 조치를 취할 용의를 보인다면 북괴와 관계를 개선할 용의가 있다.
우리는 북괴와 한반도의 장래를 협의할 용의가 있으나 한국의 참가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작년 가을 미국은 휴전협정의 대안을 마련키 위해 남북한·미·중공이 참가하는 직접 당사자 회의를 제의했다.
지난 7월22일에도 나는 그 같은 회의를 위해 이들 국가들과 즉각 만날 용의를 밝힌바 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이러한 제의를 다시 확인한다.
만일 그러한 회의가 지금 당장 실천될 수 없다면 미국은 단계적인 접근을 지지한다. 회의의 장소와 범위에 관한 협의를 위해 남북한간의 예비회담은 즉각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단계에서는 미·중공은「업저버」나 자문역으로 참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러한 협의가 구체적 성과를 거두면 미국·중공은 정식으로 회담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되면 다른 나라들은 한반도에서 영구적인 평화를 보장하는 조처에 합류하는『보다 광범한 회의』를 위한 무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북괴와 기타 관련 당사자들이 이 절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던가 또는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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