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회의장 자리, 황우여·정의화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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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황우여(左), 정의화(右)

국회의장은 황우여(5선·인천 연수구)·정의화(5선·부산 중-동구) 의원의 경쟁구도다. 강창희 현 의장의 임기는 5월 29일까지다. 국회는 임기 만료 5일 전까지 후임자를 선출해야 한다. 지방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 강 의장 후임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국회의장은 다수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는 게 관례다. 당초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유력했다. 본인의 강력한 희망에다 최다선(7선)인 서청원·정몽준 의원이 당대표와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자동으로 정리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변화가 생긴 건 6월 지방선거에서 황 대표가 인천시장 차출 요구를 뿌리치면서다.

 황 대표가 차출에 응하지 않아 인천시장 경선엔 김포 출신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나선 상태다. 한 친박계 의원은 “본인의 정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당의 요청을 거부했다”며 “이런 분위기가 국회의장을 정하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핵 방호법안 처리 불발에 결정적인 작용을 한 국회선진화법 논란도 악재다. 그는 선진화법 처리를 주도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18대 대선과 지난해 두 차례 재·보궐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고 대표 임기 2년을 채웠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력한 후보다.

 이명박계 출신인 정 의원은 황 대표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두 사람은 각종 당내 모임에 경쟁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혁신연대 소속 한 의원은 “최근 황 대표가 있는 자리에 정 의원이 와서 ‘내가 의장을 할 테니 황 대표는 총리를 하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도 있다”며 “황 대표가 당황해 답변을 제대로 못 하더라”고 전했다.

익명을 원한 부산의 한 의원도 “정 의원이 의원들을 계속 만나 세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짜 변수는 새누리당 당권 구도가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달려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할 경우 당권주자 가운데 국회의장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인사가 나올 수 있다. 그 경우 새 판이 짜일 가능성이 크다.

강태화·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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