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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절벽 머물며 열대우림 산책 … 발리에서 생긴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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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든 발리의 하늘 아래에서 로맨틱한 식사를 한다. 아야나 리조트 투숙객은 키식 부두의 선셋 디너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바다로 떠날까, 산으로 갈까. 발리에서는 좀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런 고민이 말끔히 해결된다. 인도양을 끼고 있는 ‘아야나 리조트 앤 스파 발리(AYANA Resort & Spa Bali)’와 열대우림을 품은 ‘림바 짐바란 발리(RIMBA Jimbaran Bali), 두 개의 자매 호텔이 있기 때문이다. 두 호텔 중 한 곳에만 머물러도 두 호텔의 모든 부대시설과 액티비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쿠부 비치

해안 절벽 위 신들의 피난처

발리에서도 전망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남부 해안 짐바란베이의 석회암 절벽. 이곳에 ‘아야나 리조트 앤 스파 발리(ayanaresort.com)’가 자리하고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신들의 피난처’를 뜻하는 ‘아야나’라는 이름에 걸맞게 리조트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리조트 면적이 77만㎡(약 23만3000평)나 됐다.

숙소는 오션뷰 클리프 빌라. 인도양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다. 넓이만 496㎡(약 150평)에 이르는 개인 수영장까지 딸린 럭셔리 객실을 독차지했다. 허니문 여행객도 아닌데 욕조에는 빨간 장미 꽃잎이 한가득이다. 널따란 풀빌라에 혼자 남겨지니 기쁨 반 슬픔 반이다. 긴장을 풀고 풀빌라를 마음껏 즐기기로 했다. 길이만 11m에 이르는 개인 풀장에서 수영을 하니 그제야 천국에 온 게 실감이 났다. 좀 더 가까이 바다를 느끼고 싶어 아야나 리조트만의 독점 해변인 쿠부비치로 향했다. 아담한 백사장을 전세 낸 듯 선베드에 누워 인도네시아 대표 맥주인 빈탕(Bintang) 한 모금을 들이켰다.

아야나 리조트 메인 로비에 나타난 원숭이.

밖으로 빠져나왔다. 아야나 리조트의 최고 명소는 바다 위 바위 절벽에 자리 잡고 있는 ‘록바(Rock Bar)’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환상적인 바’로 선정된 록바에서는 술이 아니라 자연에 취했다. 14m 높이 자연 암석에 세운 록바는 천장이 없다. 하늘이 천장이고 별이 조명이다. 절벽을 사선으로 오르내리는 리프트를 이용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음악이 울려 퍼지면 파도는 바위를 때리며 맞장구쳤다. 화려하고 오묘한 맛의 칵테일 한 잔을 마시면서 발리를 만끽했다.

럭셔리한 휴식의 정점은 스파 프로그램이었다. 시그니처 스파 트리트먼트로 모든 피로가 떨어져 나갔다. 해수를 이용한 아쿠아토닉 테라피 풀 스파 체험도 추천할 만하다.

아야나는 독특하고 다채로운 음식문화를 경험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인도네시아·인도·태국 요리사들이 각자 자국의 대표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파디 레스토랑’은 유럽식부터 일본식까지 전 세계의 맛을 담아낸 다양한 아침 뷔페를 제공한다. 모래 위 테이블에서 바다의 맛을 느끼는 해산물 레스토랑 ‘키식 시푸드 그릴&바’, 별빛 찬란한 하늘 밑에서 정통 발리식 뷔페를 맛보는 ‘랭깃 시어터’ 모두 인기 레스토랑이다.

열대 숲 위에 떠 있는 배

아야나 리조트 자매 호텔인 ‘림바 짐바란(rimbajimbaran.com)’ 리조트로 이동했다. 아야나 리조트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다. 두 리조트 간에 셔틀버스가 15분마다 운행돼 편리했다.

잠깐 이동했을 뿐인데 아야나 리조트와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바다를 끼고 있는 아야나 리조트와 달리 림바 짐바란은 잎이 넓적한 나무들로 뒤덮인 모양새다. ‘림바’는 인도네시아어로 숲이란 뜻이다. 이 리조트는 열대 숲 한 가운데서 누리는 ‘친환경 휴식’을 컨셉트로 한다.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으니 개장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림바 짐바란은 로비부터 남달랐다. 나무가 겹겹이 쌓인 높다란 벽 사이로 열대우림이 액자처럼 걸렸다. 마치 숲 위로 배가 떠 항해하는 모습 같았다. 이 로비는 오래된 어선을 해체해 얻은 목재로 지었다. 배에 붙어 있던 조개껍데기, 배를 만들 때 썼던 나무못이 드러나 있어 더욱 멋졌다.

스위트룸에 들어서자 감탄이 나왔다. 탁자 위에 놓인 다양한 열대 과일, 3~4명이 너끈히 들어가고도 남을 만한 욕조, 킹사이즈 베드가 있었다. 숙소에서 초고속 무료 와이파이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 더 즐거웠다.

눈 호강을 마치고 나니 배고픔이 몰려왔다.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된 레스토랑 ‘아얏 아발론’으로 향했다. 중식·씨푸드 전문 레스토랑인 아얏 아발론에서 딤섬에 열대과일 음료와 코스 요리로 배를 채우니 그동안 다이어트한 게 물거품이 돼 버렸다.

로비 아래는 층층이 연결된 계단식 수영장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워터 슬라이드가 설치된 키즈 풀도 보였다. 특히 수영장과 바로 연결되는 풀 억세스룸(Pool Access Room)은 림바 짐바란의 자랑이다. 아이들 있는 가족이 좋아할 것 같았다.

두 리조트 투숙객은 묵는 곳에 상관없이 아야나 리조트와 림바 짐바란의 모든 부대시설과 액티비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리조트가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겨볼 만하다. ‘나만의 향수 만들기’는 조향사에게 향을 조합하는 방법을 배운 뒤 세상 하나뿐인 나만의 맞춤 향수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 밖에도 짐바란 수산시장 가이드 투어, 해돋이 타임 요가, 울루와투 사원과 케착댄스 관람 투어도 준비돼 있다.

글·사진=방진환 기자

◆여행정보=발리는 평균기온 25~30도의 열대지방으로 11~3월이 우기, 4~10월이 건기다. 바닷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생각보다 낮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인천~발리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오전 11시5분 출발해 현지 시간 오후 5시15분 도착하며 7시간 걸린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다. 발리 공항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비용은 25달러(약 2만5000원). 한 달간 유효하다. 출국할 때도 공항세 20만 루피아(약 1만8000원)를 현금으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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