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 못 받은 일본, 보이콧한 미국 … 한국은 중국 관함식에 함정 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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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 24∼25일 열리는 국제 관함식에 우리 해군 함정을 파견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이 9일 밝혔다. 국제 관함식은 외국 군함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해상 군함 사열이다. 앞서 중국이 일본 함선의 참가를 배제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미국이 보이콧을 선언함에 따라 동맹국인 한국의 참가 여부가 주목을 받아 왔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와 북핵 문제 공조 등 최근의 3국 관계를 포함,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황기철 해군 참모총장과 정예함정 2척을 파견키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측 사정에 따라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미국으로부터 명시적으로 함께 보이콧하자는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군 창설 6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관함식과 심포지엄은 20여 개국의 해군 참모총장이 참석하는 대규모 군사교류 행사다. 2009년 관함식에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으며 올해엔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참가가 확실시된다.

 중국은 유일하게 일본 해상 자위대에 대해서만 함선을 초청하지 않고 심포지엄 참석만 요청했다. 이유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과 과거사 인식을 둘러싸고 악화된 중·일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자 미국이 이를 문제 삼아 함선 파견을 보이콧하기로 했다고 1일 발표했다. 한편 외교 소식통은 “이번 관함식에는 북한도 초청을 받았으나 함선은 파견하지 않고 해군 수뇌부만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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