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무엇이 문제인가|「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김동민 교수에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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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각종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간환경문제는 금세기 인류가 극복해야 할 최대과제로 등장했다. 자연을 정복한 인간이「성장」이라는 구실아래 그 균형과 조화를 깨뜨린 죄 값인 것이다. 여기서 비난은 과학기술자에게로 쓸리고 있다. 그들은 이제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환경의 날」을 맞아 김동민 박사(서울산업대 위생공학과장)로부터 그 답을 들어본다.
오늘날의 환경오염원인과 관련하여 과학기술이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비난은 부분적으로 옳다. 의학의 발전과 적용은 인간의 사망률을 현저하게 감소시켰지만 출생률을 제한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1650년에 연간 0·3%이었던 지구상의 인구증가율이 1970년에는 2·1%로 증가돼 마침내 오늘날의 인구폭발을 가져왔다.
또 가까이 로는 일부 농약과 합성세제·「플라스틱」등 생물학적으로 분해 불가능한 물질들을 다량 생산케 함으로써 지표면의 오염도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개발동기와 방향은 그 시대 그 사회의 인간욕망과 수요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다. 오늘날 환경오염의 보다 큰 원인은 근시적이고 만족을 모르는 인간이 과학기술을 그릇 사용한데서 비롯된다.
아득한 옛날 인간이 현재의 종인「호머사피엔스」로 분류된 이래 번식과 생활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환경의 변화를 시도하여 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오늘날 GNP라는 용어를 구사하는 무분별한 경제활동으로 집약된다.
그 결과 지구상의 무기물질과 유기물질은 오로지 경제적 목적을 위하여 개발되고 있고 한 때 장엄하던 각 대륙의 삼림은 사라졌으며 야생동물도 경제성 있는 것만이 보존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이 과연 인류의 복지와 일치되는지 최근 비판의 소리가 높다. 이 같은 비판을 주도하고 현대과학으로 하여금 봉사방향을 전환토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 생태학자들이다.
생태학적으로 볼 때 지구의 표면은 대기권·수권·지 권의 3대권으로 분류된다. 이 안에서 각종생물이 상호 의존하면서 살고 있고「에너지」와 물질이 영원히 균형된 상태에서 순환되고 있다.
이러한 생태 권의 균형이 오염에 의해 파괴될 때 인류의 장래가 매우 비극적일 것으로 그들은 경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산소는 지구표면에서 한쪽으로는 사용되고 한쪽으로는 환원되면서 태고 이래로 대기의 21%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산소환원의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해양조류가 오염에 의하여 크게 감소될 경우 대기 중에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그 역 영향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태학자와는 달리 오염방지에 종사하고 있는 것이 위생공학 또는 환경공학분야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다. 이들은 현대과학의 모든 지식을 활용, 인간이 배출한 폐 물질을 분해한 후 자연생태계에 순환시킴으로써 환경을 보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원래 이 학문은 국민보건에 공헌하는 토목공학의 한 분야였으나 1960년대부터는 환경 적 차원에서 오염방지와 국민복지를 추구하는 독자적 학문으로 발전하였다.
다른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최근에는 환경보존을 위한 노력이 현저하다. 무공해자동차 개발을 위한 연구 등 이 그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성장에 관한 현대인류 사회의 사고와 협력이다. 자국의 공업성장률은 현재대로 유지하면서 후퇴 국의 인구성장률만 감소시키려는 선진국가 군과 급속한 공업 성장만을 이룩하려는 후진국가군의 협력이 원만치 않는 한 지구의 환경보존을 위한 장래는 그다지 순탄하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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