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변호사는 죄다 허 전 회장 손아귀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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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011년 발생한 대표적 ‘향판 비리’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선재성(51·사법연수원 교수) 부장판사는 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의 전횡을 막으려다 비리판사로 몰렸다”고 주장했다.

 선 부장판사에 따르면 그는 광주지법 파산부 수석부장이던 2010년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페이퍼텍과 대한시멘트의 법정관리 사건을 배당받았다. 사건 기록 등을 살펴본 뒤 허 전 회장이 빚이 많은 두 회사를 회생절차에 넣어 빚을 털어낸 뒤 되찾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법정관리인에 허 전 회장 사람이 선임되는 것을 막으려고 친구인 강모 변호사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를 추천한 것은 잘못이며 처벌은 감수하겠지만 광주 지역에서 이런 일을 처리할 급의 변호사들이 죄다 허 전 회장의 손아귀에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일로 허 전 회장의 반격이 시작됐고 이후 ‘선 부장판사가 친구를 법정관리인에 선임했다’는 내용이 지역 언론에 대서특필됐다는 것이다. 결국 수사에 나선 검찰은 선 부장판사에게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에선 변호사법 위반죄만 인정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일선 재판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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