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 대회냐 총재 규탄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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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일부터 막이 오른 신민당의 지구당 개편 대회는 주류와 비주류의 당권 설전장화 한 느낌.
1일 의정부 지구당 (위원장 김형광)에서는 김영삼 총재의 치사 내용을 이철승 의원이 올라가 꼬집고 이 의원의 뒤를 이어 등단한 박용만·황명수·문부식 의원 등 주류 의원들은 일제히 비주류를 성토.
김 총재가 신민당이 수권정당임을 강조하자 이철승 의원은 『말로만 쥐가 잡아지느냐』며 『동맥경화증에 걸린 고양이는 쥐를 눈앞에 두고도 잡지 못한다』고 했다.
주류 의원들은 『선장을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 팔 붙들고 다리잡고 늘어지니 어떻게 항해하느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면서 비주류를 비난.
강화 (위원장 오홍석)에 내려온 김옥선씨는 『박수갈채를 받을 때는 앞장서고 어려운 상황 아래서는 자기의 정치 소신을 굽힌다면 무당인은 될지언정 정치인은 아니다』고 김 총재 자세를 비난하고는 『주류다 비주류다, 단일이다 집단이다 하고 싸움만 할게 아니라 야당성을 회복해야한다』고 주·비류를 휩쓸어 공박.
원주에서 조윤형씨는 『김 총재가 2년 전에 선명 야당의 기치를 들고 나왔으나 결국은 국민에게 실망을 주었다』면서 비주류의 집단 지도 체제를 정면 지지했고 강화에서 김상현씨는 『국민 앞에 한 약속은 지키는 정직한 지도자가 돼야한다』고 주장.
강화에선 내빈 축사가 끝날 무렵 주류 측에서 나온 조종익 중앙상위위원이 단상에 올라가 『축사할 기회를 달라』며 『이게 개편 대회냐 총재 규탄 대회냐』고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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