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림행정의 길잡이 임상도 작성 완료|산림청 산하 산림자원조사연구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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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마다 이맘때면 식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또한 열심히들 나무를 심고 있으나 아직도 벌거숭이 산은 많다. 나무를 심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산림정책에 있어서 어디에 어떤 나무가 얼마나 자라고 있으며 기후와 토양에 따른 적지적수는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의 하나.
바로 이러한 산림의 실태와 토양을 조사, 산림의 효율적인 이용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것이 산림청 산하의 산림자원 조사연구소(소장 이창우)다. 69년1월 임업시험장 소속의 산림대원조사소로 출발했으나 3년만에 연구소로 승격, 독립되었고 73년11월에는 산림조사과와 토양조사과 등 현재의 기구로 확대 개편되었다.
이 소장은 연구소가 그 동안 수행한 일로 6만4천5백 여장의 임야도 작성 및 이의 「마이크로필름」화, 8백43장의 임상도 작성, 간이산림토양도 작성 및 배포를 든다.
특히 임목의 분포상태를 임상종류, 경급(나무크기), 영급(나무나이), 소밀도에 따라 여러 가지 빛깔과 기호를 써서 도면 화한 임상도는 요조림지·황폐지 등을 쉽게 알 수 있으며 산림기관이나 일선 시 군에서 조림행정의 기초가 되는 지도다.
하나의 임상도를 만들기 위해선 지상 3천∼5천m 상공에서 찍은 항공사진(1만5천 분의1)을 입체경에 의해 정밀 판독하고 현지 표본점 조사를 거쳐 작성되는 것으로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
간이산림토양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데 이에는 토심·지형·건습도·경사·퇴적양식·침식·견밀도·토성 등의 인자에 따라 토양의 능력급수를 파악, 적지적수 조림지침을 확립하기 위한 기본도로 활용된다.
임상도는 지난해까지 완료되었고 올해부터는 절대임지와 상대임지 등 산지이용 구분도를 작성하며 토양도 작성도 금년에 매듭지을 예정이라고.
이 소장은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조림행정은 산림기본도 하나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해왔다고 솔직이 시인하고 임업투자는 농업이나 원예업에 비해 장기성을 띠기 때문에 투자초기부터 임지에 대한 정확한 상황판단, 즉 임업의 과학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정인구 토양조사과장도 국토면적의 67%가 임야인 우리나라의 ㏊당 입목축적(산에 서 있는 나무의 양)은 11.2m2에 불과, 「스위스」 2백40, 서독 1백45, 「벨기에」 1백, 일본 85, 미국 75에 비하면 형편없다고 밝힌다. 토양 비옥도의 향상 및 유지관리를 위해 비배임업으로 국토를 가꿔야 할 것이라고 한다.
이 연구소의 가장 큰애로는 인원과 기동력의 부족. 75명의 직원이 6백64만㏊에 달하는 전국의 임야를 맡고 있다. 그나마 정규정원은 30명으로 묶여있어 잡급직으로 되어있는 45명에 대한 정규 직원화가 시급하다고.
당국의 충분한 지원도 따라야겠지만 지금까지처럼 조사업무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며 조사업무의 과학화와 함께 「연구하는 연구소」로 발돋움해야 할 것이라고 산림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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