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사업에는 철저한 계획 있어야"|박대통령 강원 도민 대표와 환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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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대통령은 24일 낮 강원도청 회의실에서 국민회의 대의원, 공화당 국회의원, 새마을지도자, 관내유지 등 50여명과 점심을 함께 하며 45분간 대화를 나눴다.
박대통령은 여성 새마을지도자 김영랑씨로부터『사과·복숭아 등 과수로 작년 말 현재 호당 연평균 소득을 1백39만원까지 올렸다』는 보고를 받고『농가 호당 소득이 연평균 1백40만원이 넘으면 동네가 윤기가 돌겠지요』라며 자립마을의 소득방안에 대해 관심을 표명.
강릉시가 인구 5만명에서 곧 8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를 이상혁 대의원(강릉시)으로부터 들은 박대통령은『인구가 많이 느는 것은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하고『8만명 정도까지는 살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되겠군』이라고 했다.
영동·동해고속도로의 개통에 따른 농가소득증대에 관심을 보인 박대통령은 『상거래에 있어 중간이익이 농어민들에게 돌아갑니까』라고 질문. 박종성 지사는 『전보다 산생물의 유통이 원활해져 이득이 높아졌다』고 대답했고 이상혁 대의원은『고속도로 개통 후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 토산품을 사가기 때문에 농어민들의 수익이 훨씬 나아졌다』고 했다.
박대통령은『강원도에는 과실 등 토산품이 많이 나니까 잘 다듬고 포장을 잘해놓으면 값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죽헌 중수사업을 마무리하도록 배려해주어서 도민들이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자 박대통령은『오는 4월말이면 다 끝나게 되느냐』며『대의원 분들 중에서는 먼 곳에서 오신 분들도 계시니 얘기를 해보십시오』라고 권유. 박대통령은 아무 얘기도 나오지 않자『없는 것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읍니다』라고 말해 웃음이 터졌다.
박대통령은 춘천에 있는 성심여대의 경기도 부천 이전계획을 김재순 학장으로부터 듣고『여자대학은 춘천같이 공기가 맑은 곳에 위치한 것이 좋은데 왜 서울 가까이 옮겨가느냐』고 말하고 김 학장의 성심여대 즉석 방문초청에 대해『언제 한번 들르겠다』고 말했다.
박영식 대의원(영월)은『지난해 광부들에게 특별식량배급을 내려주시고 상수도시설 등 복지시설도 해주셔서 광부들이 모두 깊이 감사를 느끼고 열심히 일하고있다』고 말하고『영월은 단종이 잠든 곳으로 오는 4월5일 영월제가 능에서 열리는데 10주년 행사인 만큼 대통령께서 꼭 참석해 주십시오』라고 초청.
박대통령은『능이라든가 전각 같은 지방문화재는 지방에서 잘 관리를 하면 관광지로도 좋을 것』이라고 말하고『춘천시를 보니까 전보다 상당히 정돈이 되어 강원도의 수도로서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고 했다.
박대통령은『그러나 시 변두리 산에는 벌건 산이 많다』며『녹화를 잘해 나가야 한다』고 일렀다. 그러면서『녹화사업은 1년이나 2년 안에 한몫에 해치우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녹화지역을 선정, 연차적으로 나무를 심어 나가면 몇 년 안에 벌건 산이 없어 질 것』이라고 했다. 박대통령은『나무를 심기는 심는데 넓은 지역에 드문드문 심으면 성과도 없고 관리하기도 힘들다』며『강원도에는 묘목이 많으니 녹화에 앞장서 다른 도에도 도와주도록 하라』고 지시.
박대통령은 새마을지도자 이인원(횡성군 공근면 수백리)씨에게는 공동축사건축, 김영랑(주문진)씨에게는 과일공동저장창고를 짓는데 주민부담 외에 모자라는 비용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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