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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대 풍토병연구소주민들의 돌팔매질도 받는 현장연구|서울대의대 풍토병 연구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리 나라에서 흔한 기생충이라면 회충·요충·간「디스토마」·폐「디스토마」·십이지장충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지역의 물리적·화학적요인과 사회경제적인 복합요인에 의해 그 고장에 특히 유행하는 질병을 풍토병이라고 한다. 뇌염·「콜레라」 또는 각종 결핍성 질환도 풍토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풍토병을 연구하는 단체가운데 서울대의대부설의 풍토병연구소(소장 서병설)가 있다.
우리 나라의 각종 풍토병에 대한 조사·연구 및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로 63년7월에 설립된 풍토병연구소는 현재 기생성질환부, 절족동물 매개성질환부, 세균성질환부,결핍성질환부의 4부로 구성돼 있으며 기생충학교실을 중심으로 23명의 연구원과 11명의 전임보조원을 두고있다.
연구시설로는 영하 40도까지 냉동시킬 수 있는 냉동기와 냉동 원심침전기, 조직을 절단하는 「마이크로톰」, 형광현미경, 16㎜촬영기 등을 갖추고 있으며 사상충과 사상충증을 연구하기 위해 제주도 정방폭포 옆에 50평 규모의 서귀포 분원을 운영하고있다.
서 소장은 설립이래 가장 큰 업적으로 「필라리아」(사상충)에 대한 연구 및 집단치료를 든다.
사상충이란 임파선에 기생하며 상피병을 일으키고 그 자충은 밤에만 말초혈액에 나타나는 기생충으로 주로 숲모기가 매개하는데 이에 대한 연구를 위해 70년7월부터 상피병환자가 특히 많은 남제주군 남원면 위미1리 주민을 대상으로 특효약인 「헤트라잔」을 집중적으로 투약하면서 관찰했던 것.
서 소장은 처음엔 밤중에 주민을 깨워 귓바퀴의 피를 뽑아야 하고 또 투약으로 나타나는 부작용 때문에 주민들이 자동차유리를 깨는 등 감정이 좋지 못했으나 꾸준한 계몽과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투약방법의 개발로 지금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발표된 논문은 1백편 정도. 사상충에 관한 논문만도 『제주도 마내사상충증의 집단관리연구』 등 12편에 이르며 이밖에 쥐에 기생하는 폐흡충의 생활사를 구명, 중간 숙주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낙동강유역의 간「디스토마」에 관한 현황파악과 경상북도 동부지방의 사상충에 대한 집단치료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연구소 역시 연구비에 목이 마를 지경이라고. 연간 최소한 2백만∼3백만원은 있어야 하나 지금은 1백만원도 얻기 힘들다고 한다.
이때까지는 미육군성이 주는 연구개발비 1만「달러」 등 주로 해외 연구비에 의존해왔으며 기재나 약품도 일본의 해외기술 협력처에서 기증 받아 쓴다고.
서 소장은 일본 동경에서는 회충 보유자를 찾아보기 힘드나 서울은 약40%가 보유자라 말하고 현재의 초·중·고학생에게 실시되고 있는 기생충 검진 및 구충사업을 전국민에게 확대, 3년간만 계속 실시한다면 지금의 감염을 70∼80%를 10%이하로 낮출 수 있다면서 구충 사업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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