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광명·고양…아파트 재건축 봄바람 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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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경기도 수원.광명.고양지역 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봄바람을 타고 있다. 재건축 추진 주요 단지들은 대부분 사업 갈림길인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거나 정밀안전진단을 진행 중이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이주가 진행 중인 일부 재건축단지 인근 전세.매매값이 들썩이고 있다.

대부분 안전진단 통과…값 오름세 #용적률·추가부담금 등 잘 따져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기 사업 단계의 거품을 주의하라고 지적한다.

◆정밀안전진단 낙관=광명시 철산 주공2단지가 지난 20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철산 주공2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현재 주민 동의율이 86%에 이르러 이달 안에 90% 이상 확보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장안구 천천주공과 고양시 일산구 성사동 원당주공 1단지는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끝냈다. 모두 '재건축이 타당하다'는 보고서가 나와 이들 단지는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수원지역 4개 단지, 고양지역 2개 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실시 중이거나 실시를 앞두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주공의 정밀안전진단이 끝나 보고서가 조만간 시에 접수될 예정이다.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주공 2차와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원당주공2단지도 정밀안전진단을 받고 있다.

수원시 권선동 주공1.3차와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주공은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수원시 매탄동 주공2단지는 사업승인을 신청하고 이주 중이며, 수원시 화서동 주공도 사업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가격도 소폭 오름세=광명 철산주공2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평형에 따라 5백만~1천만원 올랐다. 11평형이 1억6천만원선에 거래된다. 철산동 공인중개사 A 사장은 "호가 위주로 꿈틀대던 가격이 뚜렷한 오름세로 바뀌었다"며 "주인들도 추가 상승을 예상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천천주공과 고양 원당주공1단지는 통과 기대감으로 오름세다. 천천주공이 지난주 평형별로 최고 1천만원까지 올라 20평형이 1억7천만~1억7천5백만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고양 원당주공단지들도 평형에 따라 7백만~8백만원 올랐다. 고양 성사동 태영공인 박용성 사장은 "정밀안전진단 통과가 멀지 않았다고 보고 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한동안 뜸하던 매수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살아나면서 지난주 수원과 광명의 매매값이 수도권 전체 평균(0.26%)보다 높은 0.54~1.05% 올랐다.

수원시 장안구 정보라인공인 정길웅 사장은 "재건축 단지들이 전반적으로 소강상태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그나마 거래를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 신매탄주공2단지 3천여가구가 지난 1월 이주를 시작하면서 인근 권선동.인계동 등이 전세난을 겪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이주비(무이자 3천만~4천5백만원)에다 여윳돈을 합쳐 사는 경우도 적지 않아 매매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권선동 한효의 경우 매매값이 최근 5백만~1천만원 올랐다. 신매탄주공2단지 9백가구가 이주했고 나머지는 오는 6월 말까지 이주할 계획이다.

◆투자 유의점=안전진단 단계의 가격 상승은 거품 우려가 높다.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이후 사업 추진이 순탄치 못할 경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안전진단 통과 여부 못지 않게 재건축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용적률.추가부담금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광명 철산 주공2.3단지와 하안 주공1.2단지의 경우 대지지분 분할이 과제다. 하안동 동남공인 관계자는 "철산주공2단지의 조합 설립 인가가 난 뒤 조합간 지분 분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 문제가 어떻게 풀리냐에 따라 투자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양 원당주공1.2단지는 아파트지구로 지정돼 있어 재건축을 위해서는 아파트지구개발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층고.용적률.기반시설 등을 다시 짜야 하는 것이다. 미리주닷컴 김종수 부장은 "재건축 용적률을 낮추는 추세여서 용적률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진행되고 있는 주거지역의 세분화 작업 역시 용적률 결정의 주요 변수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사장은 "안전진단은 재건축 대상인지를 결정하는 절차에 불과해 이보다는 용적률 등이 수익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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