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TⅡ(제2단계 전략무기 제한회담)에 약간의 진전이 이룩됐다는 소식이다.
원래 작년 말께「브레즈네프」의 방미를 계기로 매듭짓기로 했던 SALT타결이 늦어진 이유는 미국의 마지막 타협안을 소련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타협안의 내용은 물론 말썽 많은 소련의 「백파이어」중거리 핵 폭격기와 미국의 순항 「미사일」에 관한 것이다.「백파이어」는 북극에서 급유하면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다. 순항 「미사일」역시 소련의 내륙 폭격이 가능하다.
그래서 미국의 타협안은 양측이 두 무기를 개발하되 한가지 조건을 붙이자는 것이었다.
「백파이어」에 관해서는 북극에 기지를 설치하지 말고 동기에 공중 급유 장치를 달지 않기로 하자는 조건이다.
그리고 순항「미사일」은 항공기로부터 발사하는 것만을 규제 대상에 넣는다는 것이다.
소련이 이 제안을 거부한 까닭은 「브레즈네프」가 그 당시 「크렘린」내의 강경파의 압력에 눌리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통설이다.
한편 「포드」행정부 역시「슐레진저」전 국방을 해임한 뒤 「데탕트」경계론이 점고되던 때라 강경한 반발을 나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포드」대통령과 「브레즈네프」는 다같이 76년이라는 「정치의 계절」을 맞지 않으면 안될 처지다.
될 수 있으면 미국의 선거전과 소련의 25차 당 대회 이전에 어떤 돌파구를 마련해두는 것이 서로간의 득책인 것이다..
미국의 선거바람이 지나간 뒤인 77년에 이르면 72년에 체결한 제1단계 SALT 잠정협정도 시효가 끝난다. 이점 역시 SALT를 무한정 늦출 수만도 없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포드」대통령이 중공을 방문한 10일 동안 미국 국가안보회의의 한 분과위는 서둘러 새로운 대소 타협안을 입안했다는 보도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지가 그 당시 특별히 탐문한 바에 의하면 미국의 새 수정안은 「백파이어」와 순항「미사일」의 성능을 조금씩 약화시키자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백파이어」의 공중 급유장치 수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순항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2천4백㎞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둘을 다 규제대상에서 빼자는 것이었다.
이 보도의 사실 여부는 물론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이 보도가 신빙성이 있다면, 그 수정안이란 「펜터건」의 주장대로 소련이 원하는 것은 그대로 들어준 셈이나 미국의 순항 「미사일」만은 적잖은 타격을 입게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키신저」장관은 작년 말 『소련이 이성적 대안을 내놓지 않는 한 SALT는 절대로 없을 것』라고 못 박았었다.
소련은 그 후 「이성적 대안」같은 것을 전혀 내놓은 바가 없는데도「펀세드」미 국무성 대변인은 SALT의 진전이 분명히 있었다고 시인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선거전 안결」에만 급급한 나머지 SALT에 관해 또 한번의 일방적 양보를 하려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동서의 어설픈 군사적 긴장 완화는 소련에 정치적인 행동의 자유를 주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또 수량의 동등성을 약속하는 SALT를 악용해 소련은 신무기 개발에서 미국을 따라올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경고도 들리고 있다.
이러한 위험성은 분명히 미국이 생각하는 「본질적인 동등성」과는 배치되는 역현상이다.
타협도 좋지만, 미국은 절대로 일방적인 양보로만 임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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