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대「잭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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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의 「갤럽」여론조사는 「포드」대통령에게 계속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공화당 후보 중 『「리건」이냐, 「포드냐』의 질문에서 「갤럽」은 40% 대 32%의 반응을 보여 주었다. 「리건」이 무려 8%나 앞서고 있는 것이다.
한편 최근의 「포드」에 대한 「갤럽」조사도 불길하기만 하다. 조사대상자 가운데 절반이 비판적인 응답을 했다. 지지도도 한달 사이에 9%나 떨어져 39%의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갤럽」조사는 세계적으로 권위와 신뢰를 갖는 통계로 인정받고 있다. 40여년의 기록 중 빗나간 일은 꼭 두 번밖에 없었다. 1948년의 대통령선거에서 「듀이」냐, 「트루먼」이냐』를 잘못 맞춘 일. 1970년 영국 총선 때도 그런 일이 또 한번 있었다. 예측과는 달리 보수당이 이겼었다.
그러나 이 경우들은 예외의 일이며 「갤럽」의 기록은 당사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고있는 것이다. 『「리건」이 공화당후보로 지명된다면…』이라는 가정은 상대당인 민주당 쪽에는 하나의 청신호가 되고있다. 「워싱턴」의 정치 「업저버」들은 적어도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다. 우선 「리건」은 미국최대의 표밭인 「캘리포니아」주 지사였긴 했지만, 배우출신의 「이미지」를 쉽게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시민들은 정치인으로서의 인기와 「스타」로서의 인기와는 엄연히 구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형편은 한마디로 쾌청이 아니다. 12명이나 되는 소장·중견 정치인들이 저마다 후보를 지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사코 마다하는 「E·케네디」의원의 「클로스업」까지 예측하는 견해도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현재의 선두주자는 우선 「헨리·잭슨」의원(상원)을 꼽을 수 있다. 36년 동안의 의원생활을 통해 관록과 명성을 쌓아온 「잭슨」의원은 「F·루스벨트」(4차 연임 대통령) 이후 「가장 단합된 민주당 연합세력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워싱턴」주립대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는 검사생활을 거쳐 l941년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내디뎠다. 52년부터는 상원의원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잭슨」의 정견은 「독수리」가 『비둘기를 닮아 가는 색조』를 띠고있다. 『대외정책엔 보수주의를, 국내정치엔 자유주의를…』과 같은 복합색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다소 색안경을 끼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겨준다. 소련의 신문들은 『「시애틀」의 악마』라는 험담을 할만큼 그에게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선거는 아직도 10개월을 앞두고 있다. 이런 시차를 두고 「갤럽」조사에 나타났던 여론이 끝까지 적중했던 일은 이상하게도 별로 없었다. 또 현직 대통령을 밀어낸 같은 당의 후보가 승리를 거둔 예도 미국역사상 없었다.
우리는 가까운 우방의 선거를 흥미 있게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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