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개스 무방비… 잠실「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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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잠실시영「아파트」에 잇단 연탄「개스」중독사고가 발생,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있는데도 서울시는 「개스」배출기 등 안전시설을 갖추는데 늑장을 부리고있다.
서울시가 서민주택난을 완화키 위해 올 들어 건립한 잠실시영「아파트」(13평형·3천가구) 는 굴뚝을 통해 연탄「개스」가 제대로 빠지지 않아 연탄「개스」 중독사고가 찾자 12월 들어 각 굴뚝마다 1개씩 6백개의 배출기를 시설키로 했으나 23일 현재 36개를 시설하는등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것.
21일 상오6시30분쯤 서울 강남구잠실4동 시영「아파트」72동 506호 이기정씨 (49) 집에서 잠자던 이씨의 장남 정미군(16)이 연탄 「개스」에 중독, 숨지고 함께 잠자던 이씨의 딸 정자 (23), 순옥(25) 양이 중독, 동부중앙의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있다.
사고가난 잠실시영「아파트」는 그동안 연탄「개스」중독사고가 잇달아 지난3일 동안 3백여 명의 주민이 중독증세로 인근 약국을 찾았고 이들 중에는 약방에 가자마자 쓰러지는 환자도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연탄「개스」가 굴뚝을 통해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아 중독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는 것.
「개스·노이로제」에 걸린 주민들은 해독제를 준비해놓는가 하면 밤에는 가족중 한사람씩 교대로 불침번을 서기까지 한다는 것.
잠실시영「아파트」 단지에 있는 4개 약국에는 매일 평균 1백 여명의 연탄「개스」 중독환자가 해독제를 찾고있으며 날씨가 흐린 날에는 하루 3백 여명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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