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종교와 대화 갖고 싶다"가 78%-일반적으로 금욕생활에 보람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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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나라 기독교 지도자들 중 「신의 존재」를 믿지 않거나 회의하는 성직자가 26%나 된다는 믿기 어려운 통계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주간종교사가 종교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성직자 3천1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성직자의의식구조』분석에서 밝혀진 것이다.
한편 불교의 경우는 불교가 무신론주의가 아님에도 신의 존재여부에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50%를 차지하고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32%에 불과했다. 이는 불교의 교리가 신 중심이라기 보다는 자성·자각에 역점을 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작년과 금년초 논의의 대상이 됐던 「성직자의 현실 참여」문제는 응해야한다고 답한 사람이 기독교가 71%로 가장 많았다. 불교는 49%,기타 종교45%, 「가톨릭」이 38%의 순이었다. 반대로 「관심을 갖되 참여할 필요는 없다」에 응답한 비율은 「가톨릭」이 60%로 가장 높고 기타종교 51%, 불교42%, 기독교가 25%로 가장 낮았다.
성직자의 금욕생활에 대해서는 기타종교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반수를 넘고 (60%)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자신을 억제함으로써 보람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타종교와 대화를 하고 싶다는 것이 78%에 달한 것도 흥미 있는 사실이다. 불교가 92%로 가장 많고 기타종교(89%)·개신교 (70%) 의 순서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톨릭」은 59%로서 약간 독선적인 견해를 갖고 있음이 판명됐다.
끝으로 「미래의 종교」에 대해 종교가 대중을 찾아가야 한다는 견해가 「가톨릭」이 75%,기독교 70%, 불교 60%, 기타종교51%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불교의 경우는 산사가 아닌 대중과 밀착하는 종교로 탈바꿈할 필요를 승려들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주목을 끈다.
응답률이 52·3%에 지나지 않아 정확한 통계라고 하기에는 문제점이 있으나 한국 종교계의 한 방향을 예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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