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송이 코트' 중국서 살 수 있게 … 공인인증서 규제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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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도 끝장토론에서 언급할 만큼 규제개혁의 상징적 단어가 된 ‘천송이 코트’. 올 상반기 안에는 이를 포함한 한국 제품들이 베이징과 상하이 를 수놓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을 통한 외국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 역을 했던 배우 전지현씨가 광고 촬영차 중국 상하이로 출국하기 위해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인터넷을 통한 외국인의 ‘천송이 코트’ 직접 구매가 올해 상반기 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1일 “외국인들이 액티브X 다운로드나 공인인증서 없이도 국내 인터넷쇼핑몰에 접속, 비자 ·마스터카드처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해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방법은 인터넷쇼핑몰이나 결제대행(PG)업체들이 비자카드 등이 요구하는 보안기준만 충족시킨다면 어렵지 않게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금융 당국도 이미 상당 기간 이 방식의 도입을 검토해 왔기에 다른 정부 부처와의 의견 조율 같은 부대 절차만 완료되면 상반기 중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재계와 유통업계에서는 현행 전자결제 시스템의 개선을 강도 높게 요구해 왔다. 한국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려면 휴대전화 인증이나 공인인증서를 통한 본인 확인작업과 액티브X 다운로드, 물품 구매 단계에서의 공인인증서 사용(물품가 30만원 이상 경우)이 필수적이라 외국인이나 해외 거주자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규제개혁 끝장토론’ 과정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드라마 속 의상을 사기 위해 한국 인터넷쇼핑몰에 접속했지만 공인인증서 때문에 구매에 실패했다”고 말하면서 주목받았다.

 ◆상의 전국 규제 지도 만들기로=대한상공회의소는 규제 개혁 끝장토론의 후속 조치로 ‘풀뿌리 규제 개선반’을 만든다고 21일 밝혔다. 개선반은 전국 17개 시·도의 행정 시스템과 업무 관행 등에 대한 지역 기업(총 5000여 곳) 체감도를 조사해 비교·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 중 ‘전국 기업환경 경쟁력 비교’ 보고서와 규제 지도를 작성해 발표한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시작도 규제 혁파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끝장토론에서 “피규제자(기업) 입장에서 17개 시·도별 규제 상황을 조사해 지역 간 경쟁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경제단체에 요청한 바 있다.

박진석·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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